-‘평화’ 21회ㆍ‘경제’ 33회 언급…평화경제로 ‘흔들수 없는 나라’ 완성 의지
-반일 아닌 극일 메시지…“日 대화 나선다면 기꺼이 손 잡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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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되길 염원하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했다. 특히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 원코리아(One Korea)의 청사진도 꺼냈다.
백색 두루마기 옷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문 대통령의 이날 내세운 경축사 키워드는 단연 ‘경제’였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평화’는 21회 ‘경제’는 33회 언급했다. ‘평화경제’를 기틀로 경제강국으로 도약, ‘아무나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일본의 경제 보복 등 최근 들어 한일관계가 급변한데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안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올해 경축사에 담을 메시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국제 자유무역 질서를 흔드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일본을 향해 고강도 비판을 자제하고 과거사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수위 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며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일본의 조치에 단호히 대응하며 이를 계기로 국내 경제체질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제기한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과 달리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을 위해 도쿄올림픽을 우호와 협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이 ‘평화경제’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발전함으로써 평화가 지속되는 선순환 과정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하는 구상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며 “남과 북이 손잡고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가진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단을 극복해낼 때 비로소 광복은 완성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도 했다.
특히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는 일각의 비난을 의식하며 “그러나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의 이날 경축사엔 미래지향적인 설계도 담겼다. 문 대통령은 특히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 원코리아(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평화경제를 기조로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을 뛰어넘는 것뿐 아니라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하자는 것이 문 대통령의 장기적 청사진인 셈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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