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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남도 의병 정신 살아 있는 보성…후손들 유물 기증·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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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위해 일어섰던 남도 의병의 후손들이 유물을 전남 보성군에 기증·기탁했다.

15일 보성군에 따르면 최근 군청 대회의실에서 의병 유족과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병 유물 기증·기탁식이 열렸다. 기증·기탁식에는 죽천(竹川) 박광전(1526∼1597) 선생과 삼도(三島) 임계영(1528∼1597) 전라좌도의병장, 선거이(1550∼1598) 장군, 전방삭(1545∼1598) 의병장, 안규홍(1879∼1910) 의병장 후손 등 13명이 참석했다.

후손들은 79점의 유물을 보성군에 기증·기탁했다.(사진) 유물은 편지와 교지, 문집, 족보, 유고집, 목판 등 문서류와 의병 활동에서 사용했던 칼, 화살 등이다. 광해군이 자신의 스승이었던 박광전 선생에게 보낸 서찰에서는 의병을 일으킨 것을 격려하는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고 있다.

인조가 왜구로부터 남한산성을 지켰던 문재도 장군에게 하사했던 금잔도 공개됐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임계영 장군이 거병을 하면서 김성일에게 진주성 참전을 알리는 간찰(簡札)도 나왔다. 임 장군이 죽기 전 재산을 분배한 기록도 함께 공개됐다.

정사제 의병장의 후손 정상호씨는 “조상의 유물을 군에 기탁하기로 결정한 것은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과 역사를 나누고, 의병 정신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며 “남도의병 역사공원이 유치돼 더 많은 사람이 남도 의병의 저력과 용기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기욱 호남의병연구소 소장은 “의병 후손 스스로가 귀중한 유물을 흔쾌히 내놓은 것은 남도의병을 재조명하겠다는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 분연히 일어섰던 보성 의병들의 활동상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번에 기증·기탁된 유물은 남도의병 역사공원이 보성군에 유치되면 전시에 활용할 계획이다.보성군은 학술연구로 남도 의병을 추가 발굴하고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유물들은 문화재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보성=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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