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째 진술에만 의존
檢내부서도 무리한 수사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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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고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이 8개월 동안 관계자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내부에서도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정작 사건의 본류 이외인 증거인멸 혐의 등에 대해서만 관련자들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이다.
검찰은 여러 증거와 이를 뒷받침할 진술들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수사에 자신감을 드러냈으나 분식회계 핵심 정황이 아직 포착되지 않아 향후 김태한 삼바 대표의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술 의존, 규명 쉽지 않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단행된 고위·중간 간부 인사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특수4부로 삼바 수사팀이 바뀌었으나 분식회계 혐의 관련자 조사를 최근에도 이어갔다.
전날 검찰 고위 간부는 "(김 대표 2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법원 판단과 다른) 여러 증거와 이를 설명하는 진술들이 있다"며 수사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해 첫 번째 증거인멸 혐의, 두 번째 분식회계 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었다. 사실상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는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었고, 법원은 "주요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 검찰은 김 대표의 두 번째 영장이 기각된 후 보강 수사를 거쳐 세 번째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영장 재청구에 고심 중이다.
섣불리 김 대표의 세 번째 영장을 청구해 또 다시 기각된다면 대외적으로 '표적 수사'라는 여론에 떠밀려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단계지만 김 대표의 세 번째 영장마저 기각되면 삼바 분식회계 의혹 수사는 요원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검찰은 삼바 수사팀에 무려 검사 17명을 배치하고, 삼성그룹 및 삼바 관계자들을 연이어 불러 분식회계 사실 여부 등을 집중 추궁 중이다.
■삼바 수사 장기화 예고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삼바 수사팀이 분식회계의 실질적 증거가 아닌 몇몇 관련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만큼 김 대표의 신병 확보나 사건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8개월간 수사해서 사건 본류의 관계자들을 구속하지 못했다는 건 수사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검사는 "본류인 분식회계 수사 전, 증거인멸 수사부터 시작한 것은 분식회계 정황을 캐기 위한 압박용"이라며 "이제부터 분식회계 수사의 방점을 찍을 시기"라고 했다.
한편 삼바 수사는 추석 전 마무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 한 고위 간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경제에 보탬이 되는 수사를 하겠다고 발언했는데 삼성바이오 수사를 추석 이전까지 마무리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답해 수사 장기화를 예고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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