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중 한 곳인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 주공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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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집값이 올라도 오히려 씀씀이가 줄어들어 가계소비는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소속 김기호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부(富)의 효과의 분위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실물자산의 가치가 올라가도 소비가 감소(음의 부의 효과)하는 현상이 2003~2018년 사이 확인됐다. 이는 김 연구위원이 국내 주택 가격과 소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통상 집값이 오르면 소비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학계의 통념과 배치된다.
그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주택가격이 올라도 이사를 할 유인이 없거나 집의 크기를 늘리길 원하는 소유자 등은 소비를 늘릴 요인이 없고, 집값 변동이 가계 구매력의 불확실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금융자산의 경우 가치가 올라가면 소비를 진작(양의 부의 효과)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종전의 연구결과들과 부합한다.
한국은 가계자산이 금융보다 실물자산에 집중돼 있는 편이라 집값의 등락은 소비 행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자산은 4억1,573만원인데 이중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4.7%였다.
한편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를 확대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가계부채의 증가가 모든 분위에서 소비를 확대하는 ‘순효과(net effect)’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가계대출의 58.2%는 생계형 대출이었는데, 소비 확대 가능성이 큰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출의 용도에 따라 소비 증가 유무는 다를 것으로 분석됐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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