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우간다·잠비아 정적 행적추적, 통신 감청”

미국지원 업은 우간다 반대파 체포에 동원돼

‘중국 스파이수출’ 주장에 미-중 또 갈등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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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와 잠비아 정부가 정치적 반대파를 염탐하는 일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기술자들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프리카의 일부 정치적 반대파는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데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중국이 스파이 수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온터라 미-중 갈등을 더 악화시킬 공산도 있다. 화웨이는 “해킹 활동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다.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최근에 화웨이 소속 기술자들이 휴대전화 데이터를 이용해 정적들의 행적을 추적하거나 암호화된 통신, 소셜미디어 통신 등을 가로챘다. 화웨이는 아프리카 통신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디지털 사찰·검열에 사용할 수 있는 보안장비들을 몇몇 아프리카 정부에 팔아왔다. 신문은 “화웨이 직원들이 비밀리에 다른 서비스도 제공해 왔다”며 우간다와 잠비아의 고위 보안담당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 소속 기술자들이 정적 염탐을 개인적으로 도운 최소 2건의 사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우간다에서는 작년에, 정보 관리 6명으로 구성된 정권안보팀이 33년째 장기집권 중인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위협을 척결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당시 팝스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워싱턴에서 돌아온 바비 와인이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집권세력에 맞서며 선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도심 치안본부 3층에 사무실을 둔 우간다의 사이버 사찰부서는 바비 와인의 암호화된 통신을 가로채려고 수일에 걸쳐 스파이웨어로 와인의 왓츠앱과 스카이프에 침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들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화웨이 기술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부서 관리는 “화웨이 기술자가 이틀간 일한 뒤 드디어 우리가 침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화웨이 기술자들은 이스라엘 스파이웨어를 이용해 ‘파이어베이스’라고 이름 붙여진 와인의 왓츠앱 대화방에 들어갔고, 당국은 거리 집회를 조직하려던 그의 계획을 적발해 와인과 그 지지자 수십명을 모조리 체포했다.

잠비아에서도 친야당 뉴스사이트를 운영하는 블로거들의 전화와 페이스북 페이지에 잠비아 보안감청 당국이 접근할 수 있도록 화웨이 기술자 2명이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잠비아 통신당국 사무실 안의 보안감청 부서에 근무하고 있던 화웨이 소속 기술자들은 경찰과 꾸준히 연락하면서 블로거들의 위치를 특정해 지목해주는 식으로 체포작전을 도왔다. 미 국무성 소속 아프리카 전문가로 일했던 스티븐 펠드스타인(보이시주립대 교수)은 “중국 기업들이 돈 때문에 이런 행동을 했다기보다는 특정한 사찰 어젠다를 목표로 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미 2012년부터 미국은 “중국이 해외에 스파이를 수출하는 잠재적 수단으로 화웨이를 이용해왔다”고 주장해왔다. 신문은 다만 이런 아프리카 첩보 활동에 중국 정부가 관여했다거나 화웨이 임원이 인지 및 지시·승인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우리는) 해킹 활동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다. 근거 없고 부정확한 주장이다”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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