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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항공·방산 양날개…비상하는 한화에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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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화그룹의 항공기 엔진 부품제작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 신현우·사진)가 본격적인 비상을 시작했다. 최근 수년간 진행된 지배구조 개편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뤄냈고, 이를 바탕으로 극적인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 최근 미국 항공 엔진부품 전문기업 인수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경영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986억원, 순이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3%, 160.4% 늘었다.

실적 개선의 질도 좋았다. 자회사를 비롯한 모든 사업 부문이 예상보다 빠른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항공 부문에서는 엔진부품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이익률도 높아졌다. 자회사 한화디펜스가 K-9 자주포 인도 수출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0배 늘어난 영업이익 330억원을 올리는 등 방산 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CCTV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테크윈은 중국의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해킹이 이슈화되면서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급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년간 숨 가쁜 지배구조 개편을 겪어 왔다. 2014년 11월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에 인수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한화테크윈)는 2016년 두산그룹 방산업체인 한화디펜스(당시 두산DTS)를 인수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방산과 에너지, 기계 부문을 각각 분할해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로 나눴다.

지난해에는 한화테크윈 시큐리티 부문을 분할해 한화테크윈으로, 존속회사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바꾸며 오늘날 모습이 됐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그룹 내 방산 부문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게 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위상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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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높아진 업계 위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 세계 3대 엔진 제작사 중 한 곳인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의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RSP)에 참여한 것이다.

국제공동개발사업이란 엔진부품 공급업체들이 항공기 엔진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자로 참여해 참여 지분만큼 리스크와 이윤을 배분받는 계약 방식을 말한다. 엔진 제조업체들의 파트너로 위상이 올라가는 만큼 보다 안정적인 제품 공급권을 확보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RSP 참여를 통해 올 1월 P&W에서 향후 40년에 걸쳐 17억달러 규모 엔진부품 공급권을 획득하는 등 최근 5년간 글로벌 엔진 제작사에서 수주받은 금액만 2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9월 P&W 싱가포르 항공엔진부품 생산법인 지분 30%를 인수하고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향후 40년간 45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23년 이후 잔여 지분 70%를 우선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매출 효과는 총 100억달러(약 12조15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 화락 하이테크 단지에 10만㎡ 규모 항공기 엔진부품 신공장을 준공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항공엔진부품 전문업체인 'EDAC(이닥)' 지분 100%를 인수했다. 7월에는 파리 에어쇼에 참가해 엔진 핵심 부품을 전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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