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올해, 광복절을 맞이하는 마음은 더욱 뜻깊었는데요,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에서 경축식 메시지와 표정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날 한복차림으로 경축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시간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 종전(패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내놨을까요?
양국의 8월 15일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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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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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옅은 하늘색 두루마기 한복 차림으로 경축식에 참석했습니다. 나란히 행사장에 입장한 김정숙 여사도 흰색 한복을 입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행사에서 한복을 착용한 건 취임 후 처음입니다. 광복절 한복 차림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8년 만입니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며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한편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15년 만에 독립기념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년관에서 열린 제 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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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되찾은 빛, 함께 밝혀 갈 길’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경축식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이후 15년 만에 독립기념관에서 열렸습니다. 행정안전부는 국경일 행사의 상징성과 현장성을 살려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바 있습니다. 이날 경축식 행사장은 겨레의 집 안에 있는 ‘불굴의 한국인상’을 가운데 두고 차려졌는데요, 행사장 내부와 겨레의 집 앞 ‘겨레의 큰 마당’은 4가지(하양·분홍·빨강·주홍) 색의 무궁화로 장식됐습니다.
■애국지사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애국지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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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축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독립유공자와 유족, 사회 각계 대표, 학생 등 시민 18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경축식은 광복을 이뤄낸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 미래 세대인 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선열들의 독립 염원을 이어받아 미래 세대를 위한 진정한 광복의 길을 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표현했습니다.
■한자리에 모인 여야 지도부
인사하는 훈장·표창 수여자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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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식에는 여야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 “아베, 촛불정부 과소평가”
광복절 경축식 참석한 여야 3당 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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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에 앞서 기념사를 한 김원웅 광복회장는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 심사국) 배제 등과 관련해 단호한 어조로 말해 호응을 얻었습니다. 김 회장은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물러서서는 안 된다. 한 발짝도 뒷걸음질 쳐선 안 된다”며 “일본 아베 정권은 큰 오판을 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정부와 국민에게 물러서지 말자고 요청했습니다.
광복절 기념사 하는 김원웅 광복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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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살기운동 충남 서산시협의회(회장 홍성만)가 제74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산문화회관 광장 일원에서 마련한 ‘제25회 서산시민 한마음 걷기대회’에서 맹정호 서산시장(오른쪽에서 네번째) 등이 출발에 앞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서산문화회관∼단군전 앞∼부춘산 전망대∼서광사 구간(총연장 2㎞)에서 진행된 걷기대회에는 시민 1천여명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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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노역피해자정의구현전국연합회, 일제강제노역피해자회 회원들이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강제노역에 대한 배상과 사과 요구 집회에서 손도장을 찍어 태극기를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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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모은 한일 시민단체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 및 국제평화행진 참가자들이 일본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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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깊은 반성”, 아베는 언급 無
후지모토 일본 평화포럼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아베정권에 대응한 한일시민단체의 평화 행동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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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일왕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도 지요다구에 있는 일본 부도칸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서 나란히 대국민 메시지를 냈습니다. 지난 5월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이 참석한 첫 기념행사였던만큼 과거사에 대한 그의 인식이 주목됐는데요, 일왕은 “전후의 오랫동안 이어진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하며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이 사용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은 부친 아키히토 일왕의‘평화주의’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지난 4월30일 퇴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줄곧 전쟁에 대한 반성과 평화에 대한 기원을 담은 메시지를 내왔습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이 행사에서 ‘깊은 반성’이란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반면 아베 신조 총리는 추도 메시지에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가해 책임을 인정하는 언급이 올해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올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대신 특보를 통해 공물료를 납부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총리로 취임한 후 7년째 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하는 일본 극우 의원들
나루히토 일왕이 15일 도쿄도 지요다(千代田)구 ‘닛폰부도칸’(日本武道館)에서 열린 태평양전쟁 종전(패전) 74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 기념사를 읽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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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전몰자추도식’ 기념사 하는 아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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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패전일이자 한국의 광복절인 15일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50명이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습니다. 차세대 총리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중의원 의원도 참석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지금도 전쟁 책임을 부인하는 보수우익 세력들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 전쟁 A급 전범 14명과 함께 전쟁 중 희생당한 조선인 2만1181명이 합사되어 있습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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