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실무협상을 지휘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사진)가 주러시아 미국대사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CNN 방송은 14일(현지시간) 2명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비건 대표로 러시아대사를 교체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비건 대표가 포드자동차에서 외국 정부와의 관계를 총괄했던 이력이 있고,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두는 미·러 무역관계를 다루는 데 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도 러시아 관련 경력 등을 고려할 때 비건 대표가 주러 미국대사 적임자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신임 러시아대사를 곧 임명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기자가 지난 11일 CNN 방송에 출연해 주러 미국대사 유력 후보로 비건 대표를 꼽았다. 인터넷 매체 복스도 지난 9일 백악관 논의에 밝다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비건 대표가 러시아대사로 자리를 옮긴다면 다음주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된 이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북 실무협상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러시아대사로 옮기고 대북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많지 않은 인물이 새 대북특별대표에 낙점될 경우 미·북 실무협상 진행 속도는 물론 한미 간 소통 등에도 여파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 합의 사안이었던 실무협상 재개는 당초 7월 중순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았다. CNN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과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의 폐기에 따른 미·러 간 핵군비경쟁 우려 고조 등 쉽지 않은 시점에 신임 대사가 임명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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