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부터)가 15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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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을 맞아 여야는 애국을 공통적으로 강조하면서도 서로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평화 번영'을 강조하면서도 보수 진영의 '건국절 논란'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가치를 지키겠다며 현 정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문재인정부와 함께 '제2의 독립운동 정신'으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역사적 과오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이 시작된 일본의 경제 침략에 맞서야 한다"며 "'독립운동은 못했으나 불매운동은 한다'는 시민적 저항에 힘입어 결연한 의지로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반역사적·반경제적 조치를 분쇄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어제(14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명박·박근혜정부와 뉴라이트 인사들의 '1948년 건국절' 주장을 옹호했다"며 "이는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피 흘린 선열들의 무덤에 침을 뱉는 행위이며, 친일파를 건국의 주역으로까지 신분 탈색하려는 쿠데타와 다름없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광복절을 맞아 보수 가치의 제고를 주장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이고,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도발과 도를 넘은 막말로 남북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적의 대한민국이 정부 실책으로 뿌리부터 흔들리고 경제 파탄과 안보 불안이라는 위기의 대한민국으로 전락했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자유·민주·공정이라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되살리고, 대한민국 안보 수호와 성장을 위해 국정 방향부터 새롭게 수정돼야 한다"며 "특히 애국선열들께서 피로 지킨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일본의 반성을 촉구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위안부 문제와 전범 기업의 강제징용은 개인의 삶과 인권을 파괴한 흉악한 전쟁범죄였다"며 "일본은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고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이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같은 추가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여당도 지금처럼 반일 감정을 자극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은 '극일(克日)'을 강조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우리에게 식민지 고통을 안겼던 일본이 반성과 사죄는커녕 적반하장으로 강제징용 판결을 문제 삼아 경제전쟁을 일으켰다"며 "선조들이 74년 전 각고의 노력과 희생으로 광복을 이루었듯 우리는 일본의 경제 도발을 물리치고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일본이 강제동원 등 식민 지배의 역사를 부정하고 경제 도발을 감행한 것은 제2의 침략에 다름 아니다"며 "역사를 잊고 경제 도발을 감행한 일본 아베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또 "오늘은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단 스무 명만 남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진정한 광복을 찾아가는 날이어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전쟁의 과오를 되새기고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한국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경제를 바탕으로 통일을 이루는 것이 광복의 의미임을 분명히 한 경축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에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원 코리아(One Korea)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원칙과 대의로만 여겨졌던 통일의 과업을 통시적인 목표로 뚜렷이 제시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당에선 혹평이 나왔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드러난 문재인 정권의 현실 인식은 막연하고 대책 없는 낙관, 민망한 자화자찬, 북한을 향한 여전한 짝사랑이었다"며 "아무나 흔드는 대한민국이 된 오늘, 결국 말의 성찬으로 끝난 허무한 광복절 경축사"라고 했다.
전 대변인은 또 "진실을 외면한 말의 성찬으로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결코 만들 수 없다"고도 꼬집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말은 자부심을 표현하기에 많은 점에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큰 것 역시 사실"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환상이나 정신 승리가 아니다. 실질적인 결과이며 현실성 있는 미래 비전"이라고 평가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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