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총괄하는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메리츠화재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생명보험·손해보험 통합 1위를 기록했다. 손보사로 한정하면 부동의 1위 삼성화재를 제치고 5~7월 3개월간 판매 실적 1위다. 지난 3년간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혁신을 일궈낸 메리츠화재는 이제 일반보험이 중심이 된 기업보험 시장을 공략한다는 각오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56억원으로 154억원을 기록한 삼성화재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메리츠화재 시장점유율은 23.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계약 보험료 156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51.1% 성장한 역대 최고 금액이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이후 손보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손보업계는 삼성화재의 1위 독주 속에 DB손보·현대해상·KB손보가 2~4위, 메리츠화재가 5위인 구조로 고착됐다. 이러한 체제를 김 부회장은 초대형 점포제 도입과 영업조직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법인대리점(GA) 활용 등을 통해 송두리째 뒤흔든 것이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를 장기인보험 분야에서 올해 들어 네 차례나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엎치락뒤치락 싸움을 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이룬 성과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 모두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반면 메리츠화재만 3.1% 늘어난 것이다.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김 부회장은 이제 기업보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업보험의 핵심은 일반손해보험이다. 이는 화재·해상·배상책임 등 가계의 일상생활이나 기업 활동과 관련된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을 말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손해보험 수입보험료는 9조2000억원으로 전체 보험시장에서 10.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선진국인 미국은 비중이 54.7%, 영국은 63.4%, 일본은 45.0%로 향후 성장성이 있는 분야다. 실제로 지난해 일반손해보험 성장률은 6.4%로 장기인보험(3.7%), 자동차보험(-1.0%)보다 높았다.
기업보험시장 공략을 위해 김 부회장은 조직개편과 함께 투자은행(IB)에서 잔뼈가 굵은 핵심 인재를 영입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지난해 11월 기업보험 총괄사장을 맡은 최석윤 사장이다. 최 사장은 크레디트스위스·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글로벌 IB 전문가로 통한다. 또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최대 보험중개회사인 마쉬코리아 출신 구경태 전무, JP모건·바클레이스캐피털 등에서 근무한 송재호 전무 등이 메리츠화재에 합류했다.
[이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