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2년물 국채 수익률, 10년만에 10년물 넘어서 중국·독일 경제 둔화 영향...경기침체 우려 고조 "연준, 9월 FOMC서 기준금리 인하 단행할수도"
◆경기 침체 공포에 미국증시·아시아증시 출렁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 대비 800.49포인트(3.05%) 떨어진 25,479.42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도 85.72포인트(2.93%) 내린 2,840.6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42.42포인트(3.02%) 하락한 7,773.94에 장을 마쳤다.
경기 침체 신호로 읽히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오전 7시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619%로, 2년물 금리(1.628%)보다 낮아졌다.
통상 장기채는 자금을 오래 빌려 쓴다는 점에서 단기채보다 제시하는 수익률(금리)이 높다. 그런데 10년물 수익률이 2년물보다 낮아지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2년과 10년물 금리 차는 앞서 이미 역전된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 차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진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것은 독일과 중국 등 주요 경제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독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8% 증가했지만 2002년 이후 17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에 따르면 이날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에서도 2년 국채와 10년 국채 금리가 역전됐다. 독일 10년 국채 금리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글로벌 채권 시장이 요동쳤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이날 보도를 통해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2020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전망하는 등 지난 주 월스트리트에서는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였다"며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경기 둔화나 침체는 정권 교체를 원하는 민주당에 희망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연준 저격한 트럼프...추가 금리 인하 단행할까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또 다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문제는 중국이 아닌 연준"이라며 "연준은 너무 빨리 많이 (기준금리를) 올렸고 이제는 너무 느리게 내린다"고 지적했다.
또 "정상이 아닌(Crazy) 수익률 곡선 역전!" 이라며 "우리는 쉽게 큰 성과를 거들 수 있는데 연준이 뒷다리를 잡고 있다"며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통화정책을 비판하며 파월 의장을 비난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연준의 긴축 정책이 미국의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연준에 대한 백악관의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진 만큼 연준이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금융 컨설팅 기업인 MF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슈아 샤피로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0.50%포인트까지 인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음주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강연 내용이 주목된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파 밀러 앤 워싱턴의 마이클 파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9월 FOMC 이전에 긴급 회의를 통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미중 무역 문제에서 갑자기 해결책이 나오거나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과거와 달리 경기 침체의 신호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장기 국채수익률이 떨어지는 데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이번 역전은 과거보다 덜 정확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에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경기 침체 확률은 분명히 높아졌고 솔직히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문은주 기자 joo0714@ajunews.com
문은주 joo0714@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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