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비난을 자제하고 대화를 추진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15일 평가했다.
양국 간 경제보복으로 인한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발언 내용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국 갈등이 촉발된 강제징용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실제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매년 광복절 경축사는 일본에 대해 비판적인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엔 과거와 달리 관련 내용이 적었다"며 "강제징용이나 위안부를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4일 위안부의 날에도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을 의식한 조치란 것이 신문의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약 30분간의 연설에서 일본에 대한 비판을 억제했다"며 "양국 간 대립이 잠잠해지길 기대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이어 "구체적인 사안들을 언급하지 않고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 일본이 반성하고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 나가자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지난 2일에는 적반하장 등 표현을 써 가며 강하게 반발했던 문 대통령이 점차 일본 비판 수위를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일본에 대해 대결 구도를 강조해왔던 문 대통령이 최근 들어서는 확 달라져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5일 연설도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과도한 자극은 피하는 방식으로 양국 간 협의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서두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과의 대립을 통해 한·미·일 대북 공조에도 문제가 생길 경우 문 대통령이 가장 중시하는 대북정책에서 정체 상황 돌파가 더 이상 어려울 수 있다는 염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산케이신문 등에서는 "양국 관계 악화의 핵심인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판결에 대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어렵다"고 비판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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