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거래 많은 관광객 상점·택시 이용 중 낭패 잇따라 주의 필요
국내 외화 위폐 적발도 올해 들어 증가…“출국 전 감별법 익혀야”
최근 한·일 갈등 이후 중국을 찾는 국내 여행객들이 늘면서 덩달아 위안화 위폐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달러화와 위안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외화 위폐는 매년 적발 건수와 금액이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올해는 1분기에만 209장(기타통화 포함)이 적발되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금융권에 적발된 미 달러화 위폐는 395장(6만160달러), 중 위안화 위폐는 100장(8860달러·미 달러 환산)이었다.
이는 늘어난 중국 여행 수요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행업체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일본 여행자제 운동의 여파로 일본 여행 수요가 36.2% 감소한 반면 중국 하이난 여행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44.6%, 중국 화베이 지방은 22.1% 증가했다. 이에 은행들은 최근 각 영업점에 위안화 위폐 여부를 면밀히 감별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내고 영업점 내에 고객용 위폐 감별법 등을 안내한 ‘가이드북’을 비치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호중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 관련 학계나 기관에서는 국내에서 적발된 외화 위조지폐의 20배가량이 시중에서 유통 중인 것으로 추산한다”면서 “금융사들이 적발한 위폐 물량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외화 위폐는 전 세계적으로 미 달러화가 많지만, 중국에서는 구권 위안화 위폐가 범죄조직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컨대 여행객들이 건넨 지폐를 상점 주인이 ‘이 돈은 가짜다’라고 우긴 뒤, 여행객이 다른 돈을 찾고 있을 때 위폐와 바꿔치기 하는 수법을 쓴다”며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뽑은 돈에 위폐가 섞여 있을 정도로 가짜 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행객들이 위폐로 인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현지인들은 알리페이를 비롯한 모바일 간편결제를 많이 이용해 ‘지폐’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반면, 여행객들은 현금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호중 센터장은 “여행객들이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선 가능하면 소액권을 쓰되 지폐를 주고받을 땐 주의를 게을리해선 안된다”며 “최근엔 위폐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등을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출국 전에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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