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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비 그친 광화문광장, '아베 규탄' 촛불집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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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 74주년 광복절인 15일 아베규탄 시민행동 등 750여개 시민단체 주최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8·15 아베 규탄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과 경제보복 조치를 규탄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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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내리던 비는 촛불집회가 시작되자 곧바로 그쳤다. 우산과 비옷을 챙긴 1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북측을 가득 메웠다.

제74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6시부터 시민단체 모임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이 ‘8·15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열어 일본 정부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비에 젖은 바닥에 앉아서 ‘노(NO) 아베’,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 ”물러서지 말고 싸워서 이겨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침략지배 사죄하라”, “경제침탈 규탄한다”, “촛불의 힘으로 새 역사를 쓰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제외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예비 신혼부부 성치화·채경은 부부는 이날 단상에 올라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고 전쟁 가능한 국가를 만들려고 한다”며 “지소미아의 연장 기한인 오는 24일이 결혼식날인데 파기한다면 최고의 결혼 선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 안산에서 ‘노 아베’ 티셔츠를 입고 아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가한 김창현씨(46)는 “광복절에 광화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이유는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도화선이 돼 억눌려온 감정이 폭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옛날에는 한국이 힘이 없어 움츠려야 했지만 이제는 억울한 일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힘이 있다는 것을 단호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김씨의 아들 김현우군(12)은 “오늘 비가 왔지만 아빠에게 가자고 해서 함께 나왔다”라며 “집에서 하는 불매운동보다는 직접 나와서 목소리를 보태고 싶었다”고 했다.

유관순 열사의 옷차림을 하고 나온 최수연씨(38)는 “일본 불매운동의 불씨가 일본 정부의 생각대로 꺼지지 않고 이어졌으면 좋겠다. 일제에 저항했던 여성의 모습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유관순 열사의 모습으로 촛불집회에 나왔다. 일본 정부는 세계의 평화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진정한 사죄를 하고 극우적 사상을 스스로 뿌리뽑아야 한다”고 했다.

일본 시민단체 ‘허용하지마 헌법개악 시민연락회’의 다카다 겐 공동대표도 단상에 올라 “한국 시민이 ‘노 아베’라는 손팻말을 든 모습을 굉장히 마음 아프게 보고 있다”며 “전쟁의 길을 걸어나가려고 하는 아베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일본과 한국의 시민은 서로 손을 잡고 아베 정권을 무너뜨리자”고 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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