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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사설]고용보험기금을 이토록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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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기금을 유럽금리연계형 파생금융증권(DLS) 상품에 투자했다가 수익을 내기는커녕, 원금을 대부분 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 보도로 확인된 투자손실 규모는 476억원에 달한다. 584억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의 81%를 잃은 것이다. 고용보험은 실업상태에 있는 국민의 생활안정과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기금은 사업주·노동자가 내는 보험료와 세금 등으로 조성된다. 기금관리를 잘해서 고용안전망을 촘촘하게 해야 할 노동부가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조성한 돈을 위험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 대부분을 잃은 것이다.

경향신문이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을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노동부가 투자한 DLS는 ‘독일 10년만기 국채금리 연계 역전환(RC)상품’이다. 1년 뒤 금리가 0% 이상이면 5~6%의 수익을 내지만 마이너스 0.1% 밑으로 내려가면 손실이 시작돼 마이너스 0.5% 이하부터는 원금 전액을 잃는다. 노동부는 “투자 당시 글로벌 채권금리가 상승 추세에 있었고, 독일 경제도 호조여서 금리가 오를 것으로 봤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마이너스 0.6%까지 하락했다. 그 결과가 470여억원의 기금 손실로 나타난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비우량주택의 대출채권을 유동화시킨 파생상품 때문에 빚어졌다. DLS 사태 역시 지금까지 드러난 국내 투자자 손실 규모가 1조원에 이르면서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런데 노동부는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운용자산의 10% 가까운 1조여원을 원금조차 보장 안되는 위험상품이 포함된 ‘기타 채권상품’에 투자했다. 기타 채권상품 수익률은 올 들어 마이너스 0.45%로 돌아섰다. 고용보험기금 전체 운용수익도 지난해 마이너스 2.22%로 손해였다. 고용보험기금은 국민의 고용안전을 위한 보루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전문가 자문을 강화하고 정확한 예측·판단을 통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단숨에 고수익을 낼 요량으로 ‘도박’이나 다름없는 모험상품에 투자, 기금 손실이 클 경우 가뜩이나 취약한 사회안전망은 흔들리고, 국민들의 삶은 그만큼 더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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