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의 모습(1995).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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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8월16일 구내식당 만원사례
구내식당 자주 이용하시나요?
흔히 날이 추운 겨울철에는 회사 내 식당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죠. 2010년에는 특정 회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온이 1도 내려갈 때마다 사내식당으로 가는 발길이 2%포인트씩 올라가더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아직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입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 아니라면, 시원한 냉면이나 콩국수 같은 색다른 메뉴를 찾아 외부 식당으로 나가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4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구내식당 만원사례’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1979년 8월16일자 경향신문 3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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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는 '7·10 쇼크' 이후 이용이 부쩍 늘었다는 제목도 있고요. 본문에선 당시 “샐러리맨들의 구내식당 이용이 직전 해에 비해서는 30~40%, 지난 7·10 유가인상 전보다는 10~30% 정도 늘었다”고 설명합니다.
‘7·10 쇼크’란 그해 7월10일 정부가 석유류 가격을 최대 59%, 전력요금을 최대 35% 올린 일을 말합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원유가를 대폭 올리면서 그 여파로 벌어진 일이었죠. 철근, 시멘트 등 독과점 품목과 석유화학 제품들도 최고 48%까지 인상했다고 합니다. 엄청난 숫자죠.
특히 석유값 인상은 그해 3월7일에 9.5%를 올린 지 4개월여 만이었는데, 인상율도 74년 2월1일 82%를 올린 이후 최고수준이었습니다. 물가는 오르지만 임금은 그대로니까, 실질적으로 봉급을 30% 정도 삭감당한 효과였다고 합니다.
덕분에 회사원들은 ‘오늘은 무얼 먹을까?’를 고민하다가도 구내식당으로 향하게 됐다고 합니다.
평소 점심식사를 완전 무료로 제공해 왔던 현대는 원래도 이용율이 80%가 넘었지만, 유가인상 후로는 거의 90%에 달했다고 합니다. 럭키(현 LG화학)는 이용자가 전년대비 60% 늘었고, 그해 5·6월보다는 30% 늘었다고 합니다. 선경(현 SK)는 구내식당 이용이 늘자 330㎡(100평)이던 식당 규모를 40% 정도 확장했다 하고요. 한국은행의 경우도 25%가 증가했으며 농협은 전년대비 30% 늘었다고 합니다. 정부종합청사 내 후생관도 비슷한 증가율을 보였고요.
구내식당은 직원들의 후생복리를 위해 운영되기 때문에 비영리적이고 값이 싼 것이 특징이죠. 당시 구내식당 가격은 얼마였을까요?
회사가 전액을 보조해 무료인 곳도 있었고, 반액을 보조해 200~250원인 곳, 일체 보조가 없어 450~500원인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유가인상 등 여파로 외부 식당들 음식 가격이 한그릇에 900~1000원이었다고 하니, 구내식당은 외부 식당의 절반 가격이었던 셈이네요.
사내에 식당이 없는 회사 직원들은 도시락 싸오기도 유행이었다고 하네요. 쌍용의 경우 6월 초순부터 한두명씩 도시락을 싸오기 시작해서 유가인상 이후에는 전직원 500명 중 60~70%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삼화는 7월 들어 전여직원과 남직원 반수 이상이 도시락을 싸오고 있었다고 하고요.
기사는 직장인들의 알뜰 풍조가 “과소비시대에서 절약의 시대로”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진단합니다.
유가인상 여파는 아니지만, 요즘은 1만원 이하로 식사를 할 만한 곳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알뜰한 당신’들은 어디서 뭘 드시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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