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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대통령이 매주 한 권씩 책을 추천해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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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국정과제위원장들의 오찬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반도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일본 반도체 초기 기업들을 조사한 책”이라 소개했다고 합니다. 의도를 떠나 대통령께 책을 추천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아마도 장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책을 소개하는 모습을 보며 ‘대통령이 책을 좋아하나 보다’ 생각했을 겁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충청도 할머니 쉰한 분이 참여한 ‘요리는 감이여’(창비교육)를 소개했습니다. 할머니들의 인생 요리법을 소개한 책인데, 아기자기한 그림이 볼만합니다. 13일에는 고은주 작가 소설 ‘그 남자 264’(문학세계사)를 읽고 문 대통령이 작가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지난 7일에는 문 대통령이 휴가를 가면서 청와대 직원들에게 ‘90년생이 온다’(웨일북)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휴가 기간을 이용해 읽으면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는 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직원들에게 주신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상을 해 봅니다. 대통령이 매주 한 권씩 책을 추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국민들의 독서량이 급격히 늘어날 겁니다. 대통령이 읽었다니 도대체 어떤 책인지 우선 궁금할 겁니다. 대통령이 읽고 추천할 정도의 책이니 일단 좋은 책임은 보장할 수 있을 겁니다.

설날과 추석은 대통령이라도 쉬어야 할 테니, 1년이면 50권 정도의 추천도서가 나옵니다. 1년에 50권이라니, 종이책을 1년에 1권도 읽지 않는 성인이 40%이고, 나머지 60%의 연간 평균 독서량이 8.3권이니, 그야말로 독서강국은 꿈이 아닐 듯합니다.

‘책 골라주는 남자’로선 밥벌이가 조금 위태로워지긴 합니다. 그러나 엄청난 효과를 생각하건대 그 정도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참에 대통령께 별명을 하나 붙여 드릴까 합니다. ‘책 골라주는 대통령’. 줄여서 ‘책골대’. 어감이 썩 훌륭하진 않지만, 귀에 쏙 박히지 않습니까.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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