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레오나르도 '코흐랜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1981년 5월18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직원 네 명이 캔자스주 위치토를 방문했다. 이들은 찰스 코흐 코흐인더스트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회사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시키자고 제안했다. 상장만 하면 하루 만에 2000만달러(약 242억원)를 손에 쥘 수 있다고 꼬드겼다. 코흐 CEO는 거절했다.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외부에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코흐인더스트리는 지금까지 비상장 기업으로 남았다. 비상장 기업으로는 카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회사로 성장했다.
크리스토퍼 레오나르도가 쓴 '코흐랜드'는 코흐인더스트리의 성장 비밀을 파헤친다. 레오나르도는 7년을 조사해 책을 썼다.
코흐인더스트리는 석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찰스는 동생 데이비드 코흐와 함께 코흐인더스트리 지분 84%를 보유하고 있다. 코흐 형제는 원래 4형제다. 1980년대 형제가 2대2로 나뉘어 다퉜고 다른 두 형제 프레데릭과 빌은 1983년 코흐인더스트리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코흐 형제는 미국 공화당의 큰손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산업에 유리한 쪽으로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코흐 형제는 정치권에 기부하는 돈을 더 늘리고 있다.
코흐 형제는 철저히 '시장 중심 경영(Market Based Management)' 원칙을 고수한다. 책을 통해 자본주의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노조를 어떻게 억압하는지, 빈부 격차는 어떻게 확대됐는지 등도 엿볼 수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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