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거치대 해체 직후 추락" 속초 공사장 안전불감증 '인재' 가능성(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볼트 풀려 있어 한쪽으로 무게 쏠려 넘어진듯

고용노동부 "사고의 핵심원인"추정

뉴스1

건설용 리프트 추락사고가 발생한 속초시 아파트 벽면에 월타이 제거 후 볼트만 벽에 박혀 있는 모습. © News1 홍성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속초=뉴스1) 홍성우 기자,고재교 기자 = 강원 속초시 아파트 공사현장 건설용 리프트카 추락 사고는 총체적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사고 구조물 흔적을 통해 볼트를 미리 빼놓는 선행 작업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20년 이상 건설공사에서 종사한 안전분야 전문가 A모씨(52)는 현장을 살펴본 후 “21층 외벽에 부착된 월타이를 벽에서 분리하자 철골 구조물(마스트)이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리프트카 밑 구조물 어디에선가 볼트 풀림 현상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층 월타이를 벽에서 제거해도 밑에 다른 월타이가 마스트를 잡아 주기 때문에 한쪽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데,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월타이는 먼저 벽과 분리하고 난 다음 마스트와 연결된 볼트를 풀어 해체한다.

뉴스1

14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 스타힐스 아파트 공사현장. 왼쪽편 승강기 레일인 마스트와, 마스트와 벽을 잇는 월타이(거치대)가 파손돼 있다. 2019.8.14/뉴스1 © News1 홍성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월타이는 건물 외벽에 길게 뻗은 철골 구조물인 마스트를 고정시키는데, 벽에서 분리 후 기울어졌다는 것은 밑에 구조물 어딘가에 볼트가 빠져 있었음을 말해준다.

볼트가 풀려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은 사고 직후 건물 외벽에 남은 월타이 다리에서 찾을 수 있다.

월타이 다리 2개는 볼트로 마스트를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마스트가 전도되면서 다리 한쪽만 잘려 나갔다. 이는 다른 한쪽 다리는 볼트로 체결돼 있지 않았음을 추정할 수 있게 한다.

그 밑에 있는 월타이 다리 2개는 모두 잘려 나갔다. 2개 다 마스트와 체결돼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작업을 하던 21층 외벽에는 앙카 볼트만 양 옆으로 박혀 있다. 월타이 제거 후 벽에 박힌 볼트를 빼고 마감처리를 해야 하지만 기울어지는 바람에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높이 1.5m의 마스트끼리 연결 볼트도 제대로 체결되지 않아 쏠림 현상을 가중 시켰다.

볼트 4개로 체결된 마스트 사이에서 이격이 일어나면서 승강기가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강릉지청도 "마스트와 마스트를 연결하는 볼트가 빠져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부분이 사고의 핵심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마스트간 연결 체결 볼트와 월타이와 마스트간 체결 볼트가 동시에 풀려 있는 등 선행 작업이 있었음을 암시할 수 있다. 업계 종사자들은 작업시간 단축을 위해 미리 풀어놓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CCTV화면에는 정지 없이 21층까지 올라갔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다만 이전 작업자가 볼트를 풀어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고는 작업 투입 10여 분만에 발생했고, 21층 높이에서 멈춘 지 7분 만에 사고가 났다.

다른 원인으로 철제 구조물인 마스트 노후로 인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전도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철골구조물 왼쪽에 붙어 움직이는 리프트카가 작업 시 반동으로 기웃거리기도 하는데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 같은 원인이라면 인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돼 책임자의 처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건설용 리프트카 4기 중 3번째 해체 작업 중 발생했고, 최근 기상 악화로 며칠간 작업을 하지 못하다가 이날 작업에 나섰다.

이 사고로 리프트 탑승자 3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지상에서 일하던 3명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부실 시공, 해체 전 안전수칙 교육 등이 잘 지켜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벽에 부착된 월타이 해체하는 근로자들.(독자 제공)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hsw0120@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