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치 해제 후 문 열고 작업… 손가락 피부 붉게 변하고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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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서울반도체에서 엑스레이로 제품 이상검사를 진행하던 용역업체직원 6명이 방사선 피폭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2명은 피부가 붉게 변하는 등 이상증상을 보여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방사선발생장치 사용신고기관인 서울반도체에서 발생한 방사선피폭사고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방사선피폭 의심환자 6명 중 4명은 증상이 없으나, 나머지 2명은 손가락 피부가 붉게 변하고 통증을 느끼는 등 이상증세를 보여 염색체이상검사 등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6명의 혈액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원안위 관계자는 “이상증상을 겪고 있는 2명의 방사선 피폭량은 기준치를 넘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일 이들이 원자력의학원을 찾아 검진을 받으면서 이뤄졌다.

용역업체 직원인 이들이 다룬 방사선 장비는 제품이 잘 제작됐는지 살펴보는 엑스레이 발생장치다. 엑스레이가 새어 나오지 않게 제품을 검사할 때마다 문을 닫아야 함에도 이들은 오히려 문을 닫지 않으면 엑스레이 발생장치 작동이 안 되도록 한 연동장비까지 해제한 뒤 문을 활짝 열고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안위는 엑스선이 나오는 장치 안에 손으로 직접 제품을 넣으며 검사한 것을 직접적인 피폭원인으로 보고 있다.

원안위는 1차 현장조사를 통해 해당 장비에 대한 사용정지 조치(6일)를 했다. 지난 14일에는 연동장치 해제 후 사용할 수 있는 비슷한 다른 검사 장비 2대에 대해서도 사용정지 명령을 내렸다.

원안위 관계자는 “방사선피폭 의심환자들을 대상으로 염색체이상검사와 작업자 면담, 재현실험, 전산모사 결과 등을 진행해 정확한 피폭선량을 평가할 예정”이라며 “서울반도체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해 원자력안전법 위반사항에 대한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