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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영국령 지브롤터, 미국 반대에도 이란 유조선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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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의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15일(현지시간) 지난달 4일 나포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방면하기로 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브롤터 대법원은 이날 유럽연합(EU)의 대(對)시리아 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했던 그레이스 1호에 대해 석방을 판결했다. 지브롤터 당국은 이날 즉각적 억류 해제를 승인했다. 앞서 파비안 피카도 지브롤터 행정수반은 이란 정부로부터 그레이스 1호에 실린 원유를 시리아에 수송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문서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미드 바에이디네자드 주영 이란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그레이스 1호에 대한 불법 억류조치가 철회돼 출항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영국 해군과 지브롤터 해군은 지난달 4일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에 원유를 공급한 혐의로 그레이스 1호를 나포했다. 이란은 이를 부인해 왔고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같은 달 19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해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번 그레이스 1호 억류 해제 조치가 이란이 스테나 임페로호를 풀어 줄 길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유조선을 계속 억류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 직후에 나왔다. 이날 오전 미국 법무부는 “그레이스 1호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혐의가 있다“며 억류를 지속할 것을 요구했다. 지브롤터 현지 언론은 그레이스 1호에 관한 법원 심리 때 미국 측의 별다른 이의신청은 없었고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그레이스 1호를 억류에서 방면하도록 허가했다고 전했다.

이번 억류 해제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 긴장을 고조시켰던 영국과 이란 간 갈등은 다소 누그러지게 됐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지난해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이란 압박을 이어오고 있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 껴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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