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20~22일 베이징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양자회담 일정 조율 중”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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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이 3주 만에 다시 만날 전망이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로 일본에 유화 손짓을 한 터여서 악화일로인 한일관계에 반전의 단초가 마련될 수도 있다.

외교부는 이달 20~22일 베이징시 외곽에서 열리는 제9차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참석한다고 16일 밝혔다. 3국 외교장관 회의는 21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전후해 한일, 한중, 중일 간 양자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한중 양자 회담 개최 문제는 현재 관련국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될 경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이달 1일 태국 방콕에서 이뤄진 강 장관과 고노 장관 간 회담 이후 약 3주 만이다. 당시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한국 제외 결정 전날 회담이 열리면서 극적 타협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였지만 양국 간 입장 차만 확인됐었다. 이튿날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ㆍASEAN)+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두 장관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양국 간 사이가 더 나빠지지 않으려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연장 통보 시한(24일)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시행일(28일) 전에 해소 계기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2016년 도쿄(東京) 회의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연내에 의장국인 중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여는 일과 관련한 논의가 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청와대는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시기를 놓고 조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3국 외교장관은 더불어 한중일이 협력하고 있는 사업들의 현황을 점검하고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의 잇단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국제 및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협의할 계획이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