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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사설]미 경기침체 예고까지, 거듭되는 경제 악재 극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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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발 경기침체 경고음이 울렸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수익률)가 1.619%, 2년물 금리는 1.628%를 기록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역전이 발생한 것이다. 장·단기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 같은 금리역전은 경기침체가 다가온다는 경고다. 이에 지난 14일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올 들어 최대폭인 3%, 유럽 증시는 2% 각각 급락했다. 15일 일본과 대만 증시도 1%가량 하락했다. 광복절 휴일을 지나 16일 개장한 한국 증시도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에서 불거진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에 따른 충격이다. 미 국채 금리역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예외없이 경기침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1978년 이후 5차례 발생했다. 1970년대에는 값싼 석유시대의 종말,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 바 있다.

세계 경제를 경기침체의 공포로 몰아넣은 가장 큰 책임은 미국에 있다. 미국은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국가 간 시장개방을 위한 공동노력의 약속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의 경기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은 2.1% 증가하는 데 그쳐 1분기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미국이 1년 내에 경기침체에 들어갈 확률이 33.3%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일과 중국의 경제지표도 좋지 않다. 중국은 7월 산업생산이 4.8%에 그치면서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은 수출부진으로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진 영국도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금리역전은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미국이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시장에는 비관론이 물결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악재는 국내 경제를 흔드는 직격탄이다. 그렇잖아도 국내 사정은 심각하다.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을 보면 한국 경제는 2분기 수출·투자가 저조해 ‘부진’ 진단이 내려졌다. 5개월 연속 부진 진단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부의 책임이 막중하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 국가 경제가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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