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편집자 레터] 배움의 길, 끝이 없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이한수 Books팀장


16세기 베트남 중부에 일본인 집단 거주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현지에 여행 가서 알게 됐다고 지난주 '레터'에 썼습니다. 이에 대해 근대 이전 한·일 관계 전문가인 손승철 강원대 명예교수가 여러 자료를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보내왔습니다. 이와나미 출판사에서 나온 '일본사 사전'의 '니혼마치(日本町·일본마을)' 항목, 야마가와출판 '일본사연구'에 적힌 '일본인의 해외 진출' 부분 등입니다.

이에 따르면 1604년부터 30년간 해외에 나간 일본인은 10만명에 이르렀답니다. 동남아 지역 20여 곳에 만든 일본인 마을에서 약 1만명이 살았다네요. 손 교수가 함께 보내온 16~17세기 동남아 지도에는 일본 배가 다니던 복잡한 항로와 필리핀·태국·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에 있던 일본인 마을이 여기저기 표기돼 있더군요. 일본 상인들은 막부 허가를 받은 배 주인선(朱印船)을 타고 여러 물품을 수출했답니다. 그중 은(銀) 수출액은 당시 세계 은 산출액 3분의 1에 달했다고 하네요.

일본인 마을은 자치제(自治制)였답니다. 샴(태국)의 일본인 마을 수장(首長)이면서 당시 태국 왕조 아유타야 왕국의 장관을 지낸 야마다 나가마사(山田長政·?~1630) 같은 인물도 있었답니다. 우리가 임진왜란 겪고도 30년 후 다시 정묘호란 맞고, 무능과 무대책으로 또다시 병자호란 당할 무렵 얘기입니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네요. 여행을 통해 배우고, 책을 통해 배우고, 사람을 통해 배웁니다. 무지(無知)를 일깨워주신 손승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한수 Books팀장]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