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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청소년 책] 꾀꼴꾀꼴♪ 꾀꼬리 소리에 선비가 고개를 돌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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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간송미술관에는 어떤 보물이 있을까?

김민규 글ㅣ조원희 그림
토토북ㅣ216쪽
1만5000원

늦봄 말을 타고 길 가던 선비는 '꾀꼴꾀꼴' 소리에 이끌려 말을 세운다. 말고삐 잡고 가던 시동도 고개를 돌려 새 울음을 찾는다. 마침 길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 위로 오도카니 마주 앉아 노래를 주고받는 꾀꼬리 한 쌍. 그림에서 꾀꼬리 소리가 들리는 듯한 이 그림 '마상청앵'(사진)은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다. '서당' '씨름' 등 민초들 삶의 정경을 화폭으로 담아온 단원은 시(詩)의 정취를 담은 문인화도 빼어나게 그려낸 천재 화가였다.

조선일보

/간송미술문화재단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 곁에서 20년 가까이 우리 문화유산을 연구해온 저자는 국내 최초 사립 박물관인 간송미술관이 보존하고 있는 유물들을 책으로 불러모아 초등학생도 소화할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에 우리 고서화와 도자·골동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모으는 데 전부를 바친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세운 '보화각(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다.

세종대왕 손자의 손자인 이정이 먹물 들인 비단에 금가루를 개어 만든 안료인 금니로 대나무와 매화·난초를 그린 '삼청첩'은 붓 자국 하나 보이지 않을 만큼 매끈하다. 산뜻한 원색을 즐겨 썼던 혜원 신윤복은 붉은색 푸른색 치마를 입고 칼춤 추는 두 여인을 그린 '쌍검대무'에서 우리 옷의 화려한 맵시를 속도감 있게 표현했다. 잘 안다고 대충 봤던 우리 그림 속 한순간을 콕 집어내 두런두런 펼쳐 놓는 가치와 사연이 푸짐하고 생생하다.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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