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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요즘 파티엔 '꽃보다 풍선', 행복을 전하는 풍선가게 주인장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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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터뷰]

알록달록한 테이블 웨어, 거품 가득한 샴페인과 향기로운 꽃들… ‘파티’를 떠올리면 상상이 되는 이미지들이다. 친목을 다지거나 특별한 일을 기념하기 위한 모임인 파티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넘어 나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나심비(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소비 심리)’ 같은 가치소비가 퍼지고 있다. 여기, 당신의 파티에 ‘행복한 덩어리’를 건네주고 싶어하는 남자가 있다. 청담동 풍선가게 ‘벌룬 프로젝트’의 주인장 김준영(31)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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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대표가 지난 1일 청담동 매장에서 풍선과 함께 누웠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우연한 계기로 '풍선만 파는 매장'을 차렸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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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풍선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색·모양·크기·문구 등을 상담해 컨셉을 정하고 제작합니다. 특별한 날을 빛내야 하니까요.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즉시 환불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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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풍선이 커다란 부피로 파티의 특별한 순간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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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풍선가게 주인장이다. 그러나 풍선의 모양이 흔히 알던 그것이 아니다. 무언가 매끈하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풍선은 누구에게나 익숙하잖아요. 사람들에게 친숙함을 매개체로 행복을 전해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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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케이프 호텔과 진행중인 '객실 풍선 데코레이션' 서비스. [사진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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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호텔리어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호텔은 없는 게 없고, 안되는 게 없는 장소잖아요. 손님이 뭘 원하는지 알아서 준비된 곳이죠. 호텔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어요” 호텔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고등학교 때 스위스로 향했다. 대학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원하는 호텔리어는 되지 못했다. 몇 가지의 사업에서 실패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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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업'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대형 열기구 모양의 풍선. [사진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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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색, 모양, 문구 등에 맞추는게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사진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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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홍콩에서 풍선가게에 들렀어요. 파티에 꽃이 공식처럼 등장하는데 풍선도 더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금액에 대비해 부피가 크니까 분위기를 장악할 수 있잖아요” 지난 2017년 판교에 풍선가게를 차렸다. 호주와 말레이시아 현지 업체에서 ‘커스터마이징 풍선’을 배워왔다. “서양은 덩어리가 큰 풍선을 선호하는 반면 동남아시아는 아기자기하고 색감이 r강한 풍선을 좋아하더라고요. 그 두 가지의 장점을 섞었죠” 풍선에 고객이 원하는 문구를 넣는 작업도 더했다. 개업 당시 국내에 풍선만 판매하는 매장은 전무했다. “어느 장소든지, 원하는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맞춤형이 가능합니다. 그걸 경쟁력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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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룬 프로젝트에서 제작하는 다양한 모양의 풍선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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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베이비샤워를 꾸민 풍선들. [사진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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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를 위해서 SNS를 메인 채널로 삼았다. “알록달록한 풍선이 ‘사진빨’이 잘 받잖아요. SNS로만 홍보를 시작했어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했습니다. 무조건적인 구매를 선동하는 예민한 제품이 아니어서 그런지 잘 받아주더라고요”

주 고객층은 특별한 순간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결혼식, 생일, 브라이덜 샤워, 베이비 샤워, 돌잔치 등의 수요가 많다. 기업의 제품 홍보 행사에도 사용된다. 요즘은 ‘호캉스’를 위해 직접 호텔로 배달시키는 고객들도 많다. 최근에는 레스케이프 호텔, 하얏트 호텔 등과 파트너쉽을 맺고 ‘객실 풍선 데코레이션’ 서비스도 시작했다. “나만의 특별한 순간을 위해 호텔 방을 꾸며주는 겁니다. 원래 꿈이었던 호텔 서비스업에 한발 다가간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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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에 사용될 문구와 장식품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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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풍선에 문구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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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만 팔아서 돈벌이가 될까 물었다. “초기에는 월 100만원 정도 팔았는데 현재는 평균 7~8000만원 정도 됩니다. 직원 수는 10명이고요. 소확행 트렌드가 확산되고 후발 업체들도 생기다 보니 시장이 많이 커진걸 느낍니다” 이곳의 풍선 가격은 기본 2만 원대부터 다양한 크기의 여러 풍선이 섞인 세트 상품의 경우 10만 원대에 책정되어 있다. 비싸지 않으냐는 의견에 김 대표는 “각 풍선끼리 조합하고 디자인해서 글씨를 붙이는 등 공정에 사람 손이 많이 갑니다. 꽃다발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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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풍선을 통해 '행복이라는 냄새'를 풍기고 싶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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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A.A. 밀른이 쓴 ‘곰돌이 푸’에서 주인공 푸는 트레이드 마크처럼 빨간 풍선을 들고 다니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은 바로 오늘이야". 인터뷰 말미에 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한 교회에서 풍선을 이어 커다란 열기구 모양을 만들었어요. 아이들이 그걸 들고 진짜 날아갈 것처럼 즐기더라고요. 특별한 하루를 선사했죠. 보는 사람이 즐거운 일. 풍선을 통해 행복의 냄새를 풍기고 싶습니다”

사진·글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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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눕터뷰

'누워서 하는 인터뷰'의 줄임말로, 인물과 그가 소유한 장비 등을 함께 보여주는 새로운 형식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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