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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땡큐 테슬라" 1억병 판매...희비 엇갈린 하이트·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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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한시적 가격 인하 역풍·임단협에 ‘울상’
日 불매운동·신제품 효과에 하이트진로 ‘웃음꽃’

맥주업계 전통 라이벌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잦은 가격변동과 임금 협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반면 하이트진로는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결합한 이른바 ‘테슬라’가 인기를 끌며 웃음꽃이 피었다.

1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한시적 출고가 인하 논란과 청주공장 임금 협상에 매출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비맥주는 앞선 3월 테라 출시를 앞두고 출고가를 인상했지만 지난달 말 "국산맥주 소비를 촉진하겠다"며 출고가를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카스 가격할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했으나, 실제 유흥업소에 할인가로 들어온 것은 이달 중순부터다. 도매상들이 "일시적인 가격변동은 혼란이 많고, 전산 프로그램 조정에 비용이 든다"며 가격 인하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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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규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장은 "가격이 인상될 때는 바로 적용됐지만, 가격 인하는 곧바로 적용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며 "소비자와 점주들의 불만이 오히려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파업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비맥주 청주공장 노동조합은 지난 8일부터 파업을 전제로 회사 측과 임금협상에 나선 상황이다. 사측은 임금 동결을, 정규직과 생산직 측은 각각 8%, 8.8%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노사가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 절충안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통업체들은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오비맥주의 임금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협의 중이라 맥주 물량에 변동이 없지만, 성수기에 파업할 경우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일본 불매운동과 신제품 효과를 모두 누리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3월 선보인 맥주 ‘테라’와 4월 내놓은 소주 ‘진로이즈백’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두 제품 모두 예상수요를 뛰어넘으며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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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의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테라 캔맥주 생산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박순욱 기자


테라는 출시 39일 만에 100만 상자, 100일 만에 1억병이 팔리는 등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테라 판매량(상자 기준)은 지난 3월 40만, 4월 67만, 5월 94만, 6월 134만, 7월 140만개로 파악된다. 8월에는 200만 상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이즈백도 복고 열풍에 인기를 끈다. 진로는 출시 두 달 만에 연간 목표 판매량(1000만병)을 달성했다. 6월 첫 주 판매량은 출시 첫 주 대비 4배, 7월 첫 주는 8배 증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옛 감성을 새롭고 흥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20대를 공략해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테라와 진로의 판매 호조세는 2분기 실적에는 바로 반영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60.5% 감소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테라 판촉비와 판매 장려금 때문에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라가 생맥주로 출시되고, 주세법 개편으로 해외 맥주 성장세가 둔화되면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도 "맥주 점유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소주 가격 인상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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