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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금감원, 1조 규모 DLF 판매 우리·하나銀 이번주 특별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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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금융당국이 약 1조원어치가 판매된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손실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마치고, 이르면 이번주 중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을 특별검사한다. 당국은 해당 은행이 관련 상품을 불완전 판매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 검사 결과에 따라서는 투자자들의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기초자산인 국채금리, 끝 모르고 하락…원금 손실 가능성 확대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서면으로 DLF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19일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DLF는 금리·환율·실물자산·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DLS)의 만기 지급액이 미리 정해둔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투자상품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독일 국채금리 연계 상품을 팔았고, 하나은행은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와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CMS)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조기 상환되거나 만기 상환되는 DLF를 판매했다. 이들 은행은 각각 4000억원어치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유지될 때 4~5%의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그러나 금리가 행사가격인 -0.2% 이하로 떨어지면 떨어진 금리의 200배만큼의 손실을 볼 수 있다. 현재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16일 기준 -0.6850%로, 이를 환산하면 우리은행의 DLF 손실률은 96.8%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DLF 투자자들은 다음달 19일에 돌아오는 만기까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반등하기만을 바라고 있지만 반등 여부는 미지수여서 상당한 손실도 우려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CMS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연계 상품 투자 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CMS에 연동된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1.5%를 상회하며 가파르게 오르다 올해 초부터 급락해 16일 기준 0.409%를 기록했다.이는 지연되고 있는 브렉시트(EU 탈퇴) 불확실성 등에 직접적으로 노출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이외에는 국내 일부 증권사에서 2000억원 가량의 관련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당국, ‘불완전판매’ 입증 주력…투자자들, 집단소송 나설까

당국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DLF 판매가 ‘불완전판매’일 가능성을 두고 이번 특별검사에서 이를 입증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위험 파생상품인데도 안전한 ‘국채 투자’라고 호도하거나, ‘원금 손실 우려가 없다’는 식으로 팔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3월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 독일과 영국 등 해외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판매회사가 이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이행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우리·하나은행에서 판매한 금리연계형 DLS 상품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누리 측은 “최근 독일, 영국 등 해외 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이들 상품들은 만기에 50~90%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은행들이 독일, 영국 등 해외 금리의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에도 상품판매를 강행하고, 수익과 손실간의 불균형이 대단히 극심한 수익구조를 가진 상품을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또 “판매 단계에서 복잡한 손실구조에 대한 설명 없이 상품을 판매하고, 적합성의 원칙과 설명의무 및 투자자보호의무 등의 위반 소지가 대단히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판매된 독일, 영국 등 해외 금리연계 DLS, DLF 상품에 경우 상품구조 및 판매과정에 있어 위와 같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계약취소 및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yook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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