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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결혼식장 덮친 ‘폭탄 테러’…여성·어린이 등 63명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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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 체결 다가온다는데…갈 길 먼 ‘아프간의 봄’

카불 시아파 소수민족 거주지서

182명 부상…IS “우리가 했다”



경향신문

아비규환의 현장 1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서쪽 시아파 소수민족인 하자라족 거주지역에 있는 ‘두바이시티 웨딩홀’이 전날 발생한 자폭 테러로 곳곳이 망가진 채 위태롭게 방치돼 있다. 카불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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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결혼식장에서 17일(현지시간) 자살폭탄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63명이 사망하고 182명이 다쳤다고 로이터·AP통신 등이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이 올해 들어 카불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18일 성명을 통해 ‘자살 공격은 우리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나스라트 라히미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폭발로 63명 이상이 숨졌고 182명이 다쳤다”며 “사상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장소는 카불 서쪽의 ‘두바이시티’ 결혼식장으로, 하객 1200명이 초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뒤집히는 등 처참하게 부서진 결혼식장 내부와 바닥에 쓰러진 희생자들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다. 현지 언론은 자살폭탄을 이용한 테러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추정했다.

목격자 굴 무함마드는 AP통신에 테러범이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고 있던 무대 근처에서 폭탄을 터뜨렸다면서 “젊은 사람들과 어린이 등 모든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부상자인 아마드 오미드는 “방에서 신랑과 함께 있는데 폭발음이 들렸고 아무도 찾을 수 없었다”면서 “사람들이 모두 결혼식장 바닥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주인 잃은 신발 카불 결혼식장 테러 사상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들. 카불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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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은 시아파 소수민족인 하자라족 거주지역에 있다. 이 지역에선 지난 2년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의한 자살폭탄 테러가 거듭 발생했다. AFP통신은 “결혼식은 시아파 무슬림의 행사였다. 시아파 무슬림은 아프간의 다수파인 수니파 무슬림, 특히 이슬람국가(IS) 그룹의 공격 대상이 돼 왔다”고 했다. 결혼식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서도 보안 검색이 느슨해 종종 테러 대상이 돼 왔다. 카불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결혼식장에서 열린 이슬람성직자회의에서 폭발이 발생해 40여명이 숨진 바 있다.

테러 배후 세력은 결국 IS로 드러났다. IS는 성명에서 “전사 중 한 명이 스스로 폭탄을 터트렸고, 치안 병력이 도착했을 때 다른 이들이 폭발물이 실린 차량을 터트렸다”고 밝혔다. IS는 미군이 지원하는 시리아민주군(SDF)에 의해 근거지 대부분을 빼앗기는 등 크게 위축됐지만, 현재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재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외신들은 이번 폭발이 미국과 탈레반이 18년간 이어온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발생했다고 했다. AP통신은 “카불 주민들은 평화협상 타결을 앞둔 시점에서 일어난 이번 폭발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이번 테러에 개입하지 않았다면서 연관성을 부인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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