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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바르셀로나의 `소확행`…스마트 교통망 구축에 `치맥` 배달산업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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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시티 기업에 맡겨라 ③ ◆

"10년 전만 해도 유럽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이제 밤 12시에 치맥(치킨+맥주)을 시켜 먹는 게 일상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마트시티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비에르 빌랄타 총괄은 "스쿠터,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 스마트시티의 핵심 교통기술이 발전하며 자연스레 배달 서비스와 접목돼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켰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럽은 수백 년 이상 유지돼온 좁고 복잡한 도로망으로 배달은 고사하고 원활한 교통망 시스템 구축도 쉽지 않았다. 자동차만으로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도로변에 스쿠터가 등장하고, 자전거도로가 추가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주차난과 도난 우려 등으로 자동차를 비롯한 '탈것'을 활용하기 어려웠던 유럽은 스마트시티의 발전과 함께 완전히 뒤바뀌었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주변 주차장을 검색하고, 대여 가능한 탈것을 예약해 이용한 뒤 편하게 반납하면서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다양해진 것. 이러한 교통문화의 변화는 배달 산업이라는 신산업이 생겨나는 계기가 됐다.

빌랄타 총괄은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한 축인 교통 분야의 발전이 이러한 신산업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정책 결정자는 거의 없었다"며 "교통체증 해소 및 효율적 교통망 제고 등의 명확한 교통 관련 목표 수립과 별개로 수많은 젊은이들은 이 새로운 교통문화를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로 주말에만 배달 일을 한다는 세르히오 모리스 씨는 "예전에는 음식을 배달해 먹는다는 개념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배달문화가 매우 평범하고 익숙한 것으로 인식된다"며 "바쁠 때는 1시간에 10건 가까운 배달이 몰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랄타 총괄은 "스마트시티는 단순히 하이테크 기업이 탄생하고 삶을 뒤바꿀 혁신이 등장하는 것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처럼 생활 전체의 효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주변 효과가 발생하는 것 역시 스마트시티의 발전 양상 중 하나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앞으로 쌓일 데이터는 교통 시스템 개선뿐만 아니라 상권 밀집도 분석과 주민 생활 패턴 분석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 전범주 팀장(네덜란드 로테르담·알메러) / 정지성 기자(일본 쓰나시마) / 추동훈 기자(프랑스 파리·스페인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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