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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韓 제조업 품질 경쟁력, 일본 대비 절반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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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제조업의 수출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품질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상품이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간 무역분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발단이 된 소재·부품 경쟁력 역시 일본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수출경쟁력 점검과 국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1000대 제조업 수출 상품군 가운데 품질경쟁력이 우위로 분석된 상품군은 156개로, 일본(301개)의 51.8%에 불과했다. 독일(441개)에 비해선 35.4% 수준이다. 보고서는 수출입 단가를 계산해 이를 기초로 수출 상품의 경쟁력을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분석했다. 세계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도 무역수지가 흑자인 상품군을 '품질경쟁력 우위'로 분류했다. 반대로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낮으면서도 무역수지가 적자인 '품질경쟁력 열위' 상품은 한국이 264개로 일본(130개)의 2배, 독일(65개)의 4배로 조사됐다.

품질경쟁력에서 뒤처진 한국은 가격경쟁력 면에선 일본·독일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낮으면서 무역수지가 흑자인 '가격경쟁력 우위' 상품군은 한국이 217개로 일본(134개)과 독일(139개)의 약 1.6배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고품질 상품 중심의 수출 구조를 가진 일본과 독일은 품질경쟁력 우위 상품이 많고, 품질경쟁력 열위 상품이 적다는 점에서 제조경쟁력의 차이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일 무역분쟁에서 일본의 주요 타깃으로 공격을 받는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취약성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자공업에 쓰이는 화학품과 정밀 공작 기계,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기계 부품, 광학기기, 정밀 측정 기기 등 중요 상품군에서 한국은 품질경쟁력은 물론 가격경쟁력에서도 '열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과 독일은 이들 품목에서 대부분 '품질경쟁력 우위' 또는 '가격경쟁력 우위'로 분석됐다. 수출액이 86억6331만달러로 가장 많은 반도체 장비·부품에서도 한국은 품질경쟁력에서 열위인 반면 일본은 가격경쟁력에서, 독일은 품질경쟁력에서 각각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은 소재·부품·기초장비 상품군에서 수출 규모로도 한국을 압도한다"며 "중소·중견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노동비용 상승을 포함해 제조비용이 갈수록 증가하는 한국으로서는 보다 많은 상품에서 품질경쟁력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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