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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日에겐 ‘여행불매’가 가장 큰 타격… 손해 보더라도 동참"[fn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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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 앞장 선 S&K골프투어..전형규·정기소 공동 대표
주 거래처였던 일본 골프장 불매..항공권 구매한 고객 한명씩 설득
위약금 전액 부담하고 예약 취소.."후회하더라도 부당함 맞서겠다"


파이낸셜뉴스

S&K골프투어 전형규(오른쪽), 정기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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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는 아니지만 나라가 손을 내밀 때 기업가로서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다. 국가가 사실상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국민들이 개인적인 이권을 챙기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S&K골프투어의 전형규·정기소 공동 대표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선 불매운동이 여행으로까지 확산하자 기꺼이 대열에 합류했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일본의 부당함에 맞선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결단의 지향점은 '반일'이 아닌 '반아베'다. 막연하게 일본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자민당, 아베 정권과 맞서기 이전부터 일본 골프장은 주요 거래처였다. 베트남에 이어 이익 선순환구조가 자리 잡은 곳이었다. 초기 투자에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갔고, 메이저 여행사들도 현지에 직원을 파견하지 못했을 만큼 일본 골프장은 진입하기 쉽지 않은 파트너였다.

S&K골프투어의 매출 비중은 베트남이 60%, 일본과 중국이 각각 20%다. 일본 골프여행을 기대했던 고객들을 중국이나 베트남, 국내로 돌리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은 비자 등을 이유로 중국을 기피하고, 단거리를 선호하는 성향상 베트남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고객은 이들의 뜻을 헤아려주면서 취소에 동의했다.

전 대표는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 완료된 항공권 예약을 모두 취소하도록 양해를 구했다"며 "고객이 위약금을 부담하지 않도록 항공권 취소비용 전액을 짊어졌다. 1500만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 손실로 잡혔다"고 말했다.

정 대표도 "후회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일본행을 취소한 100명은 굉장히 많은 손님이다. 여행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이 모르던 곳을 이끌어 소개하는 것인데 이번 취소로 고객을 얼마나 잃을지 두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단호하다. 정 대표는 "갈등국면을 틈타 싼 가격을 예상하고 문의해 온 고객에게 다른 여행사를 알아보라며 단칼에 거절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사업차 일본, 중국 등지에서 오랜 기간 생활을 했는데 이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각개전투하는 분들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중국에선 나라와 땅을 빼앗긴 약자의 삶을 두고두고 곱씹자는 뜻에서 일본에게 입었던 피해를 다룬 TV 프로그램을 꾸준히 방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결기를 너무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가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일본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전 대표는 "개인이 사나흘 동안 유니클로에서 100만원 넘게 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을 향하는 여행객은 같은 기간 동안 그만큼의 돈을 쓰고 온다"고 설명했다.

골프여행으로 한정하더라도 과당경쟁으로 포화상태인 일본 골프장을 고려하면 일부 폐업까지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전 대표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인들이 왜 오지 않는지 궁금해 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며 "일본인들에게 그런 의구심이 생길 때까지 일본행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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