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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비건 방한… 北·美 실무협상 속도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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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방한… 美 “FFVD 조율 강화” / 실무협상 준비 등 물밑접촉 관측 / 새 카운터파트에 北 김명길 낙점 논의 / 진전 따라 평양行 가능성도 / 北 “16일 미사일은 韓·美에 경고”

세계일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사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오는 20∼22일 한국을 방문한다. 북·미 간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가 한·미 연합훈련 종료에 맞춰 방한하는 것으로, 연합훈련 이후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 실무협상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비건 대표가 19∼20일 일본을 방문하고, 이어 20∼22일 한국을 찾는다면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조율 강화를 위해 한·일 당국자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번 방문 일정에 북한과 접촉해 대화를 진행할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로 실무협상 테이블을 거부해왔고, 한·미가 열흘간 진행한 연합지휘소 본훈련이 끝나는 날에 비건 대표가 방한한다는 점에서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미국 측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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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고 1일 보도했다. 뉴시스


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한국을 찾은 비건 대표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DMZ(비무장지대) 깜짝 회동’을 위해 판문점에서 극비리에 북측과 물밑조율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만나 실무협상 준비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윗을 통해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사과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되면 미사일 시험 발사를 멈추겠다는 뜻도 전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7일 북한의 발사가 대북 기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두어 주 안으로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비건 대표의 방한 기간에 판문점 등에서 실무협상 준비를 위한 북·미 간 물밑접촉이 성사되거나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간 논의 진전에 따라서는 비건 대표의 평양 방문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미가 이번에 실무협상을 재가동하면 지난 2월 말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멈춰선 북한 비핵화 협상에 새로운 동력이 생길 수 있다. 비건 대표의 새 카운터파트로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대사가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실무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고위급 회담을 거쳐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한(8월 24일)을 앞둔 시점에 비건 대표가 한·일을 방문한다는 점에서는 대북 대응 등을 위한 한·미·일 공조 균열 방지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거취 문제를 언급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건 대표는 10월 초 물러나는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비건 대표가 러시아 대사에 발탁되면 북·미 실무협상 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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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은 지난 16일 있었던 미사일 시험발사가 한·미 당국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7일 논평에서 “최근에 우리가 무진막강한 군사적 위력을 만천하에 시위한 것은 우리의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고 무모한 ‘불장난’ 소동을 벌이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에 대한 적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지도하며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불장난’질을 해볼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것”을 국방 목표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조병욱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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