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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창의사고력 주목받는 시대… 독서교육으로 생각하는 힘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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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식 한솔교육 사장 인터뷰

"국내외 유초등 교육시장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기업이라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죠. 단순히 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는 교육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이 저희의 경쟁력입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만난 송명식(55) 한솔교육 사장의 말투와 행동에서는 결연함이 느껴졌다. 1993년 한솔교육에 입사한 이래 교육사업본부장, 리딩 총괄본부장, 경영기획부문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자타공인 유초등 교육시장을 잘 아는 그이지만 최근 몇 년은 내일을 알 수 없는 시기였다고 강조했다. 위기감이 커질수록 그가 경영의 핵심 축에 놓는 것은 바로 인재상. 장차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걸맞은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여야 학생과 학부모에게 널리 인정을 받을 것이란 확신에서다.

조선일보

송명식 한솔교육 사장은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효과적인 독서교육”이라며 “책을 읽고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글로 정리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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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중요성 날로 커져… 독후활동 통해 사고력 확장해야

"지식에 접근하기 어렵던 시절에는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간단한 검색만으로 쉽게 지식을 접할 수 있어요. 지식을 창의적으로 융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인재가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이런 인재상에 걸맞은 교육으로 그가 강조하는 것은 다름 아닌 '독서'다. 지식과 사고를 확장하고, 그것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매개체로 독서가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강조되는 4C 역량(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력〈creativity〉, 소통〈communication〉, 협력〈collaboration〉)을 모두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독서라는 생각이다. 그는 "독서는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간접체험의 장이자 책을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계속 생각하게 하는 도구"라며 "작가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관점을 갖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요즘 독서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책을 안 읽는 현실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어린이들이 책을 안 읽고 만화책만 본다고 걱정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만화책이 아니라 웹툰을 보고, 책보다는 영상만 봅니다. 글을 읽더라도 짧고 쉬운 글을 SNS에 올리기용으로 소비하고, 긴 글은 결론만 읽죠. 이것이 지속하면 깊은 사고를 하지 못하고 순간적 흥미만 찾기 쉽습니다."

그의 판단은 정책적으로도 주효하게 맞아떨어졌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3학년부터 '한 학기 한 권 책 읽기' 형태로 아이들에게 책 한 권을 온전하게 읽는 교육이 도입된 것이다. 송 사장은 "한동안 다독 열풍이 불었지만, 지금은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질문하며 깊이 있게 하는 '심독(深讀)'이 필요하다"며 "독서 후 책을 바로 덮어버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독후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독후활동에서 핵심은 바로 질문. 스스로 질문하며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래야 똑같은 책을 읽더라도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주변에서 질문을 던지고 그에 걸맞은 대답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단, 이때 질문은 다양한 생각을 유도하는 열린 질문이어야 한다.

"독서 후 플라톤식 질문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닫힌 질문을 할 경우, 책의 단편적인 지식만 습득할 위험이 크죠. 예컨대, 헨젤과 그레텔을 읽었다면 단순히 헨젤과 그레텔을 숲속에 버리자고 한 사람이 누구일까가 아닌 왜 헨젤과 그레텔을 버렸을까라는 식으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연습 필요

이런 의미에서 송 사장은 토론식 독서논술브랜드인 주니어플라톤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미래 인재상에 가장 맞는 교육이라는 확신 아래 좀 더 많은 어린이가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줄 계획이다. 먼저 한솔교육 방문교사들의 운영 노하우와 독서 토론논술 교육이 바탕이 된 '플라톤아카데미'를 확산할 예정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시설형 수업 요구를 반영해 만든 플라톤아카데미는 지난 1월 오픈 이후 예비 창업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으며 상반기에만 220호점을 돌파했다. 송 사장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독서뿐만 아니라 교과과정도 말하고 토론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수년간 플라톤의 토론방식으로 교과학습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독서 발표논술대회도 준비 중이다. 대회는 독서 후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고 발표하는 경험을 통해 사고력과 자신감 향상을 위해 마련했다. 학년별로 제시된 책을 읽고 주어진 주제에 대한 생각을 발표 영상이나 글로 표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송 사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책을 읽고 질문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는 소중한 경험을 해보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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