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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금값 받은 멜론’…고창 재배농 온라인 경매서 2개에 210만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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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처럼 멜론 농사에 모든 것을 다 바쳤는데, 소비자들이 이렇게 가치를 높게 쳐주니 긍지와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17일 오후 4시 전북 고창군 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고창멜론 온라인 경매’에서 멜론 2.2㎏짜리 2개들이 1상자에 사상 최고가인 210만원을 기록한 멜론 재배 농부 손규남(59·토성멜론작목반)씨는 이같이 소감을 밝히며 감격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경매가는 시중(3만원 안팎)보다 70배나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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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전북 고창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이뤄진 고창멜론 경진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이 농가가 출품한 고창멜론을 평가하고 있다. 고창군 제공


이날 경매는 고창군이 주최하고 고창멜론생산자연합회가 주관해 고창군 공식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이뤄졌다. 그동안 공판장 등을 통해 이뤄졌던 농산물 경매가 온라인 경매에 부쳐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매는 5만원부터 시작해 단숨에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순간 접속자가 120여명을 넘기면서 손씨가 내놓은 멜론 경매가가 150만원대에 진입하자 현장 관계자들은 숨을 죽인 채 방송 모니터에 줄줄이 올라오는 댓글을 지켜봤다. 손씨도 손에 땀을 쥔 채 방송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경매는 종료 5분여를 앞두고 210만원까지 치솟았다. 경매 진행자는 “210만원! 210만원! 더 없습니까”하고 외쳤고, 더 입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낙찰”이 선언되자 현장에선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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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상(오른쪽) 고창군수가 17일 오후 고창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이뤄진 고창멜론 온라인 경매에 출연해 지역에서 생산하는 멜론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고창군 제공


손씨는 이날 경매에 앞서 열린 고창멜론 경진대회에서 자신이 재배한 멜론을 출품해 관내 120여 멜론 재배 농가를 제치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고창멜론 경진대회는 농장관리상황부터 전국 온라인 투표로 이뤄진 농부의 열정, 모양·맛·당도 등에 대한 전문가 평가, 전국 소비자 평가단 100명의 시식 등 까다로운 절차로 이뤄졌다.

고창멜론은 현재 120여 농가에서 70㏊가량 재배하고 있다. 미네랄과 원적외선이 풍부한 황토에서 재배되며 안정된 재배기술과 많은 일조량으로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또 과즙이 풍부하고 향이 좋아 직거래 재구매율이 80%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손씨는 “앞으로도 전국을 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명품 고창멜론을 키우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를 쓴 낙찰자는 서울에 사는 김모(38)씨로 확인됐다. 김씨는 최근 여름휴가로 가족과 함께 고향(광주) 인근 고창을 찾았다가 우연히 고창멜론 경매 소식을 접하고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자택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경매를 지켜보며 잇달아 응찰가를 높여갔다.

김씨는 낙찰 소감을 통해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황토에서 농부가 정성껏 기른 최고급 멜론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최상품 고창 멜론을 맛볼 기회를 안아 영광이고, 가족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밝혔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온라인 경매를 통해 고창멜론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좋은 기회였다”며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마케팅을 통해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창=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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