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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민간 분양가 상한제가 서울 전셋값 자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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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만 해도 역(逆)전세난을 우려하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집값이 오르면서 덩달아 꿈틀대기 시작한 전세시장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간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3기 신도시 조성을 앞두고 무주택자들이 알짜 지역 청약을 노리며 당분간 전세로 눌러앉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등을 거치면 10월 중 시행될 전망이다.

부동산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 휴가철이 되면 집값이 주춤한게 보통인데도 서울 주택시장 열기가 여전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국감정원 집계를 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최근 5주 연속 상승했다. 전셋값도 전국 평균치는 하락했지만 서울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감정원이 집계한 7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03%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이다.

조선비즈

연초 1만가구가 입주하며 강남 지역 전세금 하락을 주도했던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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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예정 아파트에 사는 세입자들도 재건축 사업 동향과 전세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강남권 노후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급등한 반면, 전세가격이 급락하자 계약 연장이나 전세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것이다. 당초 올 여름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조합원 간 갈등과 정부 규제가 겹치면서 이주 일정이 내년 초까지 늦춰진 신반포4지구가 대표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아파트 전세시장이 당분간 강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출 규제 때문에 목돈 마련이 부족한 내 집 마련 수요자들도 한동안 전세로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아파트 전세에서 자가로 갈아타기 위한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매매전환비용은 평균 3억8421만원이다. 매매전환비용은 전세 거주자가 같은 지역의 아파트를 구입할 때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비용으로, 집값에서 갖고 있는 전세보증금을 뺀 액수다. 지난 2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20% 가까이 상승하면서, 매매가와 전세보증금의 격차가 더 벌어진 탓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제 상황이 불안해진 데다 금리가 인하돼도 대출 규제는 여전해 매매 수요가 부쩍 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서울 인근 3기 신도시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분양건을 기대하는 수요들이 있어서 당분간 전세로 남아야만 하거나 남으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현재 전세로 거주하는 무주택자들이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계약을 연장해야겠다고 판단한다면, 지난 2013~2014년 전세난 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서울 전셋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다만 서울 안에서도 입주 물량에 따라 지역별로 온도차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주 예정 물량이 있는 강동구나 송파구 등 동남권은 전세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강북권은 주택 공급량이 많지 않아 전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빛 기자(hanv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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