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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재선 가도에 재 뿌릴라'…트럼프와 참모들 '경기침체' 전망 적극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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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여름휴가를 마치고 워싱턴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취재진들에게 말하고 있다. 모리스타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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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지금 우리 경제는 세계 최고”라면서 “미국의 미래는 밝다”고 밝혔다. 백악관 핵심 경체 참모들도 이날 방영된 방송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 경제 둔화가 겹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경기 침체가 내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 소유 골프장에서 여름휴가를 마치고 워싱턴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트위터에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세계 최고”라면서 “실업률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역대 최저이고, 무역협상들이 타결되면 큰 성장을 할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중국이 관세를 부담하면서 수입물가는 내려갔고, 농부들을 관세로 벌어들이는 돈으로 돕고 있다”고 적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나는 경기 침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는 인식 자체를 반박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성장 친화 정책은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고, 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신규 대책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소비자 주도 경제에 근거해 경기 침체 전망을 반박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더 많은 임금을 가지고 빠르게 소비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소비하면서 저축도 하고 있다. 이상적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NBC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그리고 그 이후로도 우리는 강한 경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반박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주 뉴욕 채권시장에서 장기·단기 국채 수익률이 역전됐다는 것을 반박하면서 “기술적으로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없었다. 우리가 가진 것은 평평한 형태의 수익률 곡선”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핵심 참모들이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선 것은 역설적으로 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 후 미국 경제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주요 업적으로 내세워 왔다. 실제로 중국·독일 등 세계 경제 대국들이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조짐이 나오고 있지마 미국 경제는 견조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 및 금융시장이 심하게 요동치면서 경기 침체 우려에 휩싸였다. 뉴욕증시에서 초대형 블루칩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4일 800.49포인트(3.05%)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지난 5일에도 767.27포인트(2.90%) 하락하면서 역시 연중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등 다른 주가지수들도 3% 가량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이 2년물 국채 수익률을 밑도는 현상이 나타났다. 2007년 6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장·단기 채권 수익률 역전은 1~2년 뒤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미국 주가지수 사상 최고치를 경신을 자신의 주요 업적 중 하나로 내세워 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주가지수 하락이 뼈아플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지지자 집회 연설에서 자신을 싫어하는 미국인일지라도 자신에게 투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이 붕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주식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실업률이 사상 최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글로벌 경기 약화, 2017년 감세 조치 영향력 소진, 디플레이션 등 미국 경기 침체를 시작할 요인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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