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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트럼프 “홍콩서 '제2의 톈안먼 사태’ 터지면 미·중 무역합의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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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의 시위에 ‘톈안먼(天安門) 사태’처럼 무력 진압으로 대응할 경우 미·중 무역협상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 시각)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州)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중국)이 (홍콩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하면, 즉 또다른 톈안먼 광장 사태가 발생하면 (무역) 합의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곳(홍콩에)에 폭력이 있으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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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의 군용 트럭과 장갑차들이 15일 홍콩 인근 도시인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한 스포츠 스타디움에 줄지어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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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3일 밤부터 4일 새벽 탱크·장갑차를 앞세운 중국 인민해방군이 민주화와 부패 척결 등을 요구하며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 중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유혈 진압한 것이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지금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 집계로는 약 200명이였지만, 서방에서는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사태와 관련해 톈안먼 사건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이 홍콩에서 톈안먼 사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중국이 홍콩 시위에 무력 개입할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며 톈안먼 사태의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현재 홍콩에서 10분 거리인 선전에 수백 대의 장갑차와 수천 명의 군력을 배치하고 홍콩 시위대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무장경찰과 공안(일반경찰)이 선전에서 홍콩을 겨냥한 대규모 무력 훈련을 실시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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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가 18일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우산을 펼쳐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70만명이 참가했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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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무력 개입에 대해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영향을 언급하며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시진핑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히, 인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다"며 "중국은 (무역) 협상을 타결짓고 싶어 한다.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다루도록 하자"고 했다. 홍콩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무역 협상을 미룰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만날까(Personal meeting)?"라고 적어 시 주석과의 단독 회담을 추진할 의지도 내비쳤다.

홍콩 시위는 지난 주말까지 11주째 계속됐다. 지난 18일 홍콩에서는 주최 측 추산 170만명의 시민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시민들은 경찰과의 충돌 없는 평화 시위를 벌였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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