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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트럼프 "유럽이 중국보다 나빠"...무역적자 급증에 '심기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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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미국이 이번에는 유럽과의 무역전쟁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국 뉴햄프셔주(州) 맨체스터에서 열린 유세 연설 도중 "유럽연합(EU)은 중국보다 규모가 작지만, 중국보다 더 나쁘다"며 "EU는 무역 장벽과 관세, 세금 측면에서 우리(미국)을 형편 없이 대한다"고 몰아세웠다.

무역에 관해서는 EU가 중국보다 미국의 국익에 해가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유세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과의 무역에 대한 불만을 여러차례 언급해왔지만 오랜 우방인 유럽이 정적인 중국보다 미국에 해가 된다고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EU의 대(對)미국 무역흑자가 증가한 것에 부담을 느껴 ‘공개 저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발표된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對) EU 무역적자는 750억유로(약 100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미국의 유럽 자동차 관세 여부 결정을 앞두고 EU와의 무역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강경파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EU와의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며 EU 탈퇴를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영국과의 개별 무역협상을 통해 새로운 판을 짤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는 11월 중순 유럽 등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 뒤로 미뤘다. 이번에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 부과를 결정할 경우 EU 측의 보복을 촉발해 미·EU와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미·중간 관세 전쟁이 금융 시장에 거대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전쟁의 다음 타자가 될 경우 추가적인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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