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또 장외투쟁 선언"한 황교안에 당내서 "실효성·막말성 발언·역풍 우려" 회의론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통계 왜곡, 국민의 눈과 귀 가려" / "장외투쟁…이전과 달라 강력한 투쟁 벌일 것" / 文정부 규탄하며 지지율 반등 모색…보수진영 결집 의도 / 장외집회 실효성 의문 목소리도

세계일보

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가짜뉴스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하며 청와대가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을 두고 "대통령이 가짜 뉴스의 진원지"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대로 된 경제위기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 이런 말을 하면서 가짜 뉴스가 시장불안을 키운다고 하는 황당한 주장을 내놓았다"며 "가짜뉴스가 시장불안을 키운다니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를 비롯해서 1%대 성장률 예측한 기관들이 무려 11곳에 달했다. 이들 경제기관들이 모두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냐"며 "생산, 투자, 수출, 소비 모두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기획재정부조차 다섯 달째 경기부진 판단을 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이 가짜뉴스라는 말인가"고 따졌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야말로 통계를 왜곡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가짜 뉴스의 진원지 아닌가"라며 "지금은 우리 경제의 심각한 위기를 대통령이 제대로 인식하고 서둘러서 경제정책 대전환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이 끝내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도록 우리가 맞서 싸우는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나라를 살리기 위한 투쟁, 경제를 살리기 위한 투쟁, 민생의 질곡 속에서 고통받고 울부짖는 국민들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이라고 장외투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대국민 담화. 연합뉴스


그는 "문(文) 정권은 경제, 민생, 외교, 안보는 물론이고 법치, 통합, 공정, 평등과 같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마저 모두 무너뜨리고 있다. 총체적으로 실패한 정권"이라며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능멸하고 있는데도 한 마디 반박도 없다. 오히려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김정은 공식 초청을 검토한다고 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장외투쟁 방식과 관련해선 "앞으로 펼쳐갈 우리 당의 투쟁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강력한 투쟁이 될 것"이라며 "거리에서 싸우고, 국회에서 싸우고, 민생현장에서 싸우는 동시다발 전방위적 투쟁으로 이 정권의 좌파 폭정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전국 각처에서 장외투쟁을 지속적으로 열어서 문 대통령에게 직접 국민의 경고를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교안, 다시 '장외투쟁' 승부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8일 전격적으로 장외투쟁을 결정한 것은 직접적인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키우고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런 결론을 내리기까지 참으로 많이 고민했다. 다른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찾았을 것"이라며 "나라가 여기서 더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5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장외집회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알리면서 현 정부에 비판적인 보수 진영을 결집해 다시금 반전의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9월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원외 당 대표로서 정치적 공간이 줄어들 수도 있는 만큼 장외집회를 통해 야권 유력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대표는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르게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거리에서 투쟁하면서도 이 정권의 실정을 파헤치는 국회 활동 또한 강력하게 전개하겠다"며 "끊임없이 국민을 위한 대안을 내고, 보고 드리는 정책투쟁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를 보이콧하고 바깥으로만 도는 경우 입법부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발목잡기'만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장외집회를 놓고 당내에서조차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황 대표 취임 이후 이미 수차례 장외집회를 진행해 '약발'이 떨어진 측면이 있는데다 이번에는 장외투쟁의 명분이 강하지 않아 동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우파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이지만, 일반 국민은 위기라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장외집회를 한다고 중도진영 국민들이 동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 재선 의원은 "이미 장외투쟁도 했고, 국회 보이콧도 했으며, 제1야당 대표로서 대국민 담화도 했지만, 지지율은 계속 하강 국면 아닌가"라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당을 혁신하고 통합의 길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외투쟁의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막말성 발언이 나오는 경우 역풍을 맞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황 대표는 "장외투쟁에 대해 일부에서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구국의 열정과 진정성으로 싸워나간다면 결국 우리는 하나 되어 싸우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우리를 믿고 투쟁에 동참해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힘을 모아나가려고 하면 우리부터 단단히 하나가 되어야 한다. 결사의 각오로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며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서 대한민국 살리기 구국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