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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에어컨 설치율 0% ‘찜통 경비실’ 아파트단지 아직도 서울에 '77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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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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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실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와 자치구가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지만 아직 경비실에 에어컨을 한 대도 설치 않은 아파트 단지가 77개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7월 기준 서울시내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율이 73%로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3개월 전보다는 설치율이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시내 전체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냉·난방기 설치 실태에 대한 조사를 벌였는데, 당시 아파트 경비실 총 8763곳 가운데 6385실에만 에어컨이 있어 설치율은 64%로 나타났다.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는 입주민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으로 행정기관의 직접 개입이 어렵다. 시는 지난 4월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경비원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입주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 아파트단지에 홍보물을 배포했다. 송파구 등 일부 자치구도 자체적으로 설치율이 낮은 단지를 선정해 홍보와 설득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송파구는 4월 전수조사 당시보다 경비실 에어컨 설치율이 16%포인트(34%→50%)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4월 조사 때 에어컨 설치율이 50% 이하였던 268개 아파트단지 2667곳 경비실에 대해서는 별도로 지난달 방문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이들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율은 4월 7.9%에서 8월 38.5%로 30.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실 수로 보면 210실에서 816실로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5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에어컨 설치율이 0%인 곳도 77개 단지나 됐다. 방문점검 대상 268개 단지 가운데 100개 단지는 앞으로 경비실 에어컨을 신규·추가로 설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유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민 반대”(46개)가 가장 많았고, “예산 부족”(32개)이 그 다음이었다. 13개 단지는 “재건축 추진”을 이유로 꼽았지만 확인 결과 실제로 2개 단지만 이주 진행 중이거나 이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입주민들이 에어컨 설치에 반대하는 데는 비용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보고 서울시의 ‘아파트 경비실 태양광 미니발전소 지원사업’을 적극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경비실 공간이 좁거나 변압기 전기용량이 부족해 에어컨을 설치하지 못한 아파트단지에 대해서는 냉풍기 등 대체 설비를 설치하거나 변압비 증설·교체 등을 권하기로 했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올해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추진한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확대 사업은 아파트가 사적 자치 영역임을 감안한다면 노동인권 향상 정책의 첫걸음으로서는 상당한 성과를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에어컨이 모두 설치될 때까지 계속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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