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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규모의 경제’ 중국과 ‘기술강국’ 일본에 낀 한국의 기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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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작기계 분야는 최근 10년 동안 중국과 격차를 벌리면서 일본을 추격하는 양상으로 ‘선전’했지만, 공작기계 부품 분야는 ‘규모의 경제’ 중국과 ‘기술 강국’ 일본에 밀려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이 발간한 ‘한·중·일 공작기계 및 기계요소(부품) 수출경쟁력 분석 및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3국의 수출 품목을 분석한 결과 공작기계 분야는 일본의 절대 우위 속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이 일부 품목에서만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작기계 부품의 경우 우리나라는 모든 품목에서 열세를 보였다.

세계일보

자료=한국기계연구원


기계연은 무역특화지수(TSI) 등을 기반으로 3국의 무역경쟁력을 분석했다. TSI는 -1에서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1이면 완전 수출특화, -1이면 완전 수입특화 품목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공작기계의 TSI는 0.32로 일본(0.70)과 중국(-0.43)의 중간이었다. 2009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0.30포인트가 개선됐고, 중국은 0.18포인트가 상승한 반면 일본은 0.02포인트 하락하며 거의 제자리에 머물렀다. 이는 최근 10년간 일본이 정체를 보인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이 격차를 좁혔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분석 대상인 공작기계 주요 7개 품목 가운데 5개 품목에서 수출특화를 보였으나 레이저·방전방식 공작기계류와 연마 공작기계류는 수입특화(수출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선반·터닝센터, 머시닝센터, 공작기계 부분품의 경쟁력이 강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작기계 부품의 TSI는 우리나라가 2009년 -0.24에서 2018년 0으로, 중국은 같은 기간 -0.01에서 0.23으로 나란히 0.24포인트 개선됐다. 이에 비해 일본은 0.54에서 0.49로 정체됐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이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했고, 우리나라는 중국에 비해서도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분석 대상인 공작기계 부품 주요 4개 품목 모두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열세였다. 그러나 스크루·볼트·리벳과 전동축·변속기 2개 품목은 수출특화로 전환된 점은 긍정적이었다.

기계연 연구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작기계 분야에서는 일본과 기술격차를 좁혀가며 중국에 비교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반·터닝센터, 머시닝센터, 다니스탬핑류 등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 열위를 보이는 공작기계 부품 분야는 비교적 상승세를 보이는 볼·롤러 베어링, 전동축·변속기, 스크루·볼트·리벳 등의 품목을 특화해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훈 기계연 연구전략실 팀장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공작기계 분야는 중국의 기술 추격에도 지속해서 격차를 벌리며 선전해 왔다”며 “다만 공작기계 부품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 중국과 ‘정밀부품 기술 강국’ 일본을 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특화 품목 육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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