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의 논의를 소개하며 “쿡 CEO가 삼성은 관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강력한 주장을 해 생각해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휴대전화 등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으로 인해 중국서 생산하는 애플이 삼성과의 경쟁에서 힘들어진다고 호소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책을 검토한다고 한 것이다.향후 어떤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쿡 CEO와의 만남에 대한 질의를 받고 “좋은 만남이었다. 쿡이 관세에 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쿡 CEO와 저녁을 함께했다. 그는 “쿡이 주장한 것들 중 하나는 삼성은 (애플의) 넘버원 경쟁자이고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애플로서는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내는 게 힘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아주 강력한 주장을 했다고 보고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추가관세를 부과하되, 휴대전화·노트북 컴퓨터 등은 12월15일까지 관세 부과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제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조립해온 애플로선 아이폰·맥북이 제외돼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에어팟·애플워치 등에 대해선 내달 1일부터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쿡 CEO의 민원을 ‘설득력 있다’고 한 만큼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휴대전화 등 애플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면제 방식이 거론된다. 삼성의 미국 수출 문턱을 높이는 방안도 있으나 명분이 약한 데다 미국 소비자들이 입을 피해도 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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