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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자본시장법 위반했나…조국 사모펀드 의혹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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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가 전재산(신고금액 기준)의 20%인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코링크 사모펀드(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의혹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 사유화 ▲출자 약정 위반 ▲1억원 이하 투자와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편법 증여 의혹 등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출자 약정을 했다면 설령 납입하지 않더라도 법 위반이 아니며, 일가족만 투자자로 참여해도 딱히 제재받을 사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녀들이 5000만원씩만 출자한 것과 관련해서도,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는 최소 1억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이 또한 약정금액이 3억원이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선 수익률이 최소 수십%가 나와야 이론적으로나마 가능하고, 증여세 절감액이 위약금으로 내는 것보다 더 많아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다수다.

그럼에도 본인의 해명, 또는 수사 등을 통해 확인돼야 할 사항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드러난 자료상으로는 법 위반이 아닐지라도, 펀드 운용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시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의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①왜 가족 사모펀드를 만들었을까

의혹 중 가장 큰 쟁점은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가 조국 일가족만을 위한 펀드였느냐는 점이다. 조국 후보자 측은 "금융권 지인이 펀드를 추천해줬다"고 설명했다. 투자 이유에 대해선 "코링크 PE의 내부수익률(IRR)이 30%대였다"고 밝혔다. IRR이 30%라면 코링크PE의 수익률이 어지간한 글로벌 PEF들보다도 높았다는 얘기가 된다.

결과적으로 펀드는 조국 일가 외에는 자금을 모집하지 못했다. 금융권 지인이 소개할 정도로 입소문을 탄 상품이라면, 조국 일가 외에도 투자자들이 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애초에 이 펀드가 조국 일가만을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코링크PE는 성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매출은 3억600만원, 영업적자는 10억원을 기록했다.

만약 일가족 펀드라면, 조국 일가는 무엇을 노리고 사모펀드를 만들었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산가들이 펀드를 만드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절세 혹은 뒤에 숨기 위해서다. 펀드를 통해 기업을 인수하면 투자자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실제로 일가족만 투자자로 참여하는 사모펀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인만 출자자로 있는 사모펀드도 적지 않다. 펀드는 이름만 빌려주고 수수료만 떼어먹는다.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는 웰스씨앤티란 기업을 인수해 경영했다.

사모펀드(PEF)를 통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인수하면, 설령 기업에 문제가 터져도 LP에는 연대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에 뒤에 숨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 설명이다.

2015년 10월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의 문턱을 낮춘 이후 사모펀드는 급속도로 늘고 있다. 3월 말 기준 PEF가 운용하는 611개 펀드 중 100억원 미만인 펀드만 76개에 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드를 통해 기업을 우회 인수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사안이 있을 수 있지만 비교적 흔하기 때문에 현재 확인된 사실만 가지고 문제로 삼기 어렵다"고 했다.

②코링크, 조국 이름 팔 생각이었나

만약 가족펀드가 아니라면, 코링크PE가 조국 후보자의 이름을 빌려 투자 유치를 추진했을 가능성도 있다. 조국 후보자가 이른바 미끼 투자자인 셈이다.

하지만 결과만 보면 펀드는 조국 일가의 자금만으로 웰스씨앤티를 인수했다. 코링크PE 측은 "원래 74억원 출자를 약속했지만 10억여원으로 할 수 있는 딜이 있어 추가 투자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코링크PE는 업계에서 회자된 적이 없었던 소형 PEF다. 알리안츠의 부지점장 출신인 이상훈 대표이사가 헤드 운용역이고, 한 중소기업 회계팀 출신이 핵심 운용역으로 등재돼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펀드"라고 했다.

③조국 이름값으로 일감 따내려 했나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는 웰스씨앤티란 기업을 인수했다. 이 기업은 가로등을 원격으로 제어해 누전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다. 2017년 매출 17억6000만원에서 2018년엔 매출 30억6400만원로 비교적 고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웰스씨앤티의 사업 영역은 공공분야로 한정돼 있다"면서 "2015년 수주 실적을 봐도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대부분인데 조국 이름이 팔리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코링크PE 측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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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4월 28일 코링크PE측에서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사진. 왼쪽 인물이 조국 후보자의 오촌조카 조모씨다. /코링크P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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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실소유주 의혹도

코링크PE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이상훈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사람이 실소유주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도덕성이 요구되는 PEF의 주인이 실제로 다르다면 자본시장법상 중범죄다.

의혹이 나오는 이유는 한장의 사진 때문이다. 코링크PE는 2016년 4월 28일, 중국 장쑤성 화군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로부터 6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 당시 중국 측과 사진을 찍은 인물이 조국 후보자의 친척인 조모씨라는 의혹이 나온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조모씨가 코링크PE의 실제 운영자이며 회사 설립과정에서 본인이 조국의 친척임을 강조했다는 제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조모씨는 주식 전문가로 ‘원칙대로 손절하고 차트대로 홀딩하라’, ‘지금 당장 주식투자에 선물옵션을 더하라’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고 네이버 주식카페 등을 운영했다. 조씨는 이 카페를 2010년부터 운영하다가 지난 18일 폐쇄했다.

[안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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