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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대형 건설사, 달러 강세에 환차익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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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달러/원 환율이 널뛰자 대형 건설사도 환차익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해외사업 비중 크다보니 외화 관리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9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5대 건설사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은 환차익 규모가 작년 하반기보다 감소했지만 나머지 4곳 건설사들은 환차익 액수가 늘었다.

각 건설사의 환차익 또는 환차손 액수는 건설사가 기말에 들고 있는 외화 현금의 가치를 뜻한다. 각 회사 재무제표에 있는 외환차익 및 외화환산이익과 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을 모두 더해서 산출한다.

이는 건설사들이 기말에 외화로 보유하고 있어서 얻게 되는 평가이익(외화환산이익)과 외화로 결제가 끝나서 실현된 이익(외환차익)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들 항목은 재무제표 영업외손익에 기타수익, 기타비용, 금융수익, 금융비용에 반영된다.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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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건설사 중 환차익이 작년 하반기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회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작년 하반기 환차손이 216억3300만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환차익이 119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6개월 사이 환차익 규모가 335억4900만원 증가한 것.

대림산업도 환차익이 많이 증가했다. 대림산업은 작년 하반기 환차손이 77억8100만원이었지만 지난 상반기 257억5500만원의 환차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환차익 액수가 335억3600만원 증가한 셈이다.

GS건설도 작년 하반기에 비해 환차익이 크게 개선됐다. GS건설은 작년 하반기 환차손이 36억6200만원이었지만 지난 상반기 환차익이 297억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환차익 액수가 333억8600만원 증가한 것.

대우건설은 지난 상반기 환차손이 33억9500만원으로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환차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환차손 규모인 52억8200만원에 비하면 손실 액수가 18억8700만원 줄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환차익 액수가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지난 상반기 환차익 규모는 285억4500만원으로 작년 하반기 355억8300만원보다 70억3800만원 줄었다.

건설사의 환차익 액수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은 달러 강세 덕분으로 분석된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건설사들이 받는 공사 대금의 원화가치가 덩달아 상승한다.

달러/원 환율은 작년 7월 초 1115.69원이었지만 올해 1월 초 1112.83원을 거쳐 지난 6월 말 1156.60원까지 상승했다. 단순 계산하면 지난 1년 새 1달러 당 40.91원의 환차익이 발생했다.

또한 건설사들은 급변하는 환율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환헤지 상품에 가입해있다. 우선 삼성물산은 지난 6월 30일 기준 6억9601만8000달러, 2150만5000유로, 62만9000싱가포르달러, 81만2000파운드 등을 계약금액으로 하는 1265건의 통화선도 계약을 체결해둔 상태다.

통화선도계약이란 환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미래 특정한 시점에 계약된 통화를 사고 파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이 환율변동 위험에 적절하게 대비하기 위해 사용하는 파생상품이다.

삼성물산이 지난 상반기 중 통화선도계약 등에서 발생한 거래이익은 353억7000만원, 손실은 347억4100만원이다. 각각 외환차익(기타수익), 외환차손(기타비용)에 반영돼 있다.

대림산업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과 총 52건의 통화선도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통화선도계약의 평가손실은 38억100만원으로 평가이익 9400만원의 40배 수준이다.

대우건설은 우리은행 등과 매매 목적의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상반기 통화선도·스와프 계약에서 각각 334억5300만원의 거래·평가이익과 69억8300만원의 거래·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달러 자산보다 달러 부채가 많아서 향후 달러 가치가 오르면 환차손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대우건설이 보유한 달러 자산의 원화환산 금액은 5272억6800만원이다. 달러 부채의 원화환산 금액인 7299억3600만원보다 적은 수치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다른 모든 변수가 일정하고 달러/원 환율이 10% 상승하면 대우건설 세전이익은 206억6700만원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환율전망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 예컨대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이상으로 오를 것 같아도 1100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공사비를 책정한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달러/원이 1150원으로 올랐을 때 50원이 고스란히 환차익이 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재무계획에서 달러/원 전망치를 (현재보다 낮은) 1110원으로 보고 있다"며 "JP모건체이스은행, 스코티아뱅크를 비롯해 환율 전망에 강한 외국계 은행과 국내은행 전망치를 집계해 참고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사업 수주를 검토할 때 주로 달러 기준으로 공사비를 검토한다"며 "(달러 가치가 예상보다 오르지 않을 것이라 전망해서) 환율을 약간 보수적으로 평가해 들어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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