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반도체 '역습' 조짐…"위기 넘기면 장기적으로 '약'될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반도체는 한발짝 앞선 몇몇 기업이 수익을 대부분 가져가는 그러니까 전형적인 '승자독식' 시장이라고 하지요. '치킨게임'이니 하는 무한경쟁이 늘 벌어지는 곳입니다. 그 동안에 한국이 이 경쟁에서 쭉 앞서왔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를 기점으로 간단치 않은 '역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쟁에서 우리의 강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또 말 그대로 위기를 기회로 돌릴 관건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그래서 차라리 이번에 더 이른바 승자독식체제에서 승리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는 것인지 취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일본에 직접가서 취재를 하고 왔는데 현지에서 본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분위기는 우선 어떻습니까?

[기자]

세 군데의 반도체 공장을 다녀왔습니다.

보셨다시피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올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익이 반토막 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제가 간 지역들 모두 새로운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곳들이었습니다.

단순히 투자 규모 뿐 아니라 기술력에서 한국 기업들을 따라잡거나 앞서겠다는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앵커]

다 아시는 것처럼 메모리에서는 아직 우리 업체가 경쟁력이 워낙 강해서 미국 업체 또 일본 업체하고는 격차가 좀 크잖아요. 당장은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일본의 전문가들도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다, 우리 입장에서 그렇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이.

[기자]

네. 전문가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미나미카와 아키라/IHS마킷 애널리스트 : 기술적으로 퍼센티지는 삼성이 압도적이죠. 그렇게 간단히 순위가 바뀌거나 마켓셰어가 크게 바뀌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D램의 점유율은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업체가 74.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이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한 차세대 D램의 경우 삼성전자는 이미 3월에 생산이 들어간 상태입니다.

다만 수출 규제가 여전한 상태에서 추격 속도가 빨라질 경우 격차가 점점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격차가 좁혀지기는하겠으나 결정적으로 좁혀지기까지는 그래도 아직 뭐랄까요, 시간이 좀 우리 편이기는 하니까 그 사이에 우리가 좀 부족한 부분을 국산화라든가 이런 것들을 빨리 대체해서 대응을 해야 된다는 것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것 때문에 정부도 투자를 더 많이 늘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래서 결국 시간 싸움이다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상황인 것 같고요.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비메모리, 그러니까 시스템반도체는 어떻게 보입니까?

[기자]

실제 우리 업체들이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은 메모리보다 비메모리 분야입니다.

시스템반도체 같은 비메모리 시장은 미국이 거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고요.

일본이 11%로 3위, 한국은 3%에 불과합니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 이런 계획을 발표했었는데요.

일본이 규제했던 3개 품목 중에 EUV포토레지스트는 시스템 반도체에 쓰이는 소재입니다.

때문에 한국이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로 영역을 확장하는 걸 미리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앵커]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다 틀어막기 위한 어떤 큰 그림 이렇게. 처음부터 그런 얘기도 나오기는 했습니다마는 이번에 직접 가서 확인하고 오는 내용들이 바로 그런 내용인 것 같은데 말 그대로 기술 패권 전쟁이라면 이것이 뭐 단기간에 끝나기는 좀 어렵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좀 장기간에 걸친 싸움이 벌어질 것 같은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이 이렇게 수출의 고삐를 계속 죈다면 불안한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출 규제가 장기적으로는 야기될 수도 있다 이런 말도 나옵니다.

그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분기당 10조 원 이상 이익을 내면서도 핵심 소재나 부품, 장비 개발은 등한시한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대체수입처 확보, 한 발 더 나아가 국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정부 역시 예산 투입 등에 속도를 내면서 국산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이 위기를 잘 넘긴다면 우리 반도체 산업의 기반도 보다 탄탄해질 수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재우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