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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못 믿을 트럼프 경제참모들’ 미국발 위기론 더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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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안 보인다” 진화 나선 커들로·나바로에 따가운 시선

임명 당시부터 “아첨꾼들” 비판 받아…시장 반응은 냉랭

경향신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왼쪽),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 참모들이 ‘미국발 경제위기’ 위험성을 외면한 채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국중심’ ‘보호무역’ 등 트럼프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드라이브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참모들이 ‘입안의 혀’처럼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참모들의 이런 현실 인식 탓에 미국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나는 경기 침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NBC에선 “미국 경제가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같은 날 NBC 인터뷰에서 “2020년 그리고 그 이후로도 우리는 강한 경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왼팔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만 살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에서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트위터에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세계 최고”라며 “미국의 미래는 밝다”고 했는데, 이 같은 주장에 보조를 맞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갈등이 길어지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800.49포인트(3.05%) 하락하면서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 침체의 전조로 인식되는 장·단기 미국 채권 금리 역전현상이 2007년 6월 이후 12년 만에 나타났다. 현실이 이런데도 대통령 측근들은 낙관적 전망만 내놓은 것이다.

미국 내에선 두 사람의 진단을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예컨대 커들로 위원장은 지난해 6월 “트럼프 감세 효과로 적자가 빠르게 줄고 외국인 투자는 늘었다”(폭스뉴스 인터뷰)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해 3월 그가 임명됐을 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트위터에 “트럼프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 칭송해줄 아첨꾼을 원했다”고 했을 정도다.

커들로 위원장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앞두고 “경기 침체 논란은 끝났다”고 했고, 금융위기를 앞둔 2008년 1·2월에도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그릇된 진단을 내린 바 있다.

나바로 국장에 대한 평가도 다르지 않다. 나바로 국장은 여러 책에서 ‘중국이 미국을 죽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트럼프 대통령 눈에 들었다. 2012년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 <중국에 의한 죽음>의 포스터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쓰인 칼에 찔려 피를 흘리는 미국 지도가 그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국가무역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초대 국장에 그를 앉혔다.

최근 CNBC 등은 미 연방준비제도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자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동의한 백악관 참모는 나바로 국장뿐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 사설에서 “막무가내식 무역 공세는 ‘나바로발 경제 침체’(Navarro recession)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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