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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대구 수성구, ‘두꺼비 천국’ 망월지 개발 요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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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보존 가치 높아”…땅 주인들은 소송 제기할 듯

전국 최대 규모의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망월지’ 땅 소유주들이 최근 이곳을 다른 용도로 쓰게 해달라는 요청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경향신문 8월16일자 12면 보도) 관할 행정당국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주들은 소송을 예고해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구청은 지난 6월 망월지 지주 등 3명이 “일부 땅의 용도를 폐지해 달라”면서 낸 ‘용도 폐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민원은 농업기반시설로 지정된 저수지와 둑 등 1만8904㎡(약 5728평) 가운데 1만560㎡(55.9%)의 용도를 바꿔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구청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관련 절차를 거쳐서 건물 등을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에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수성구 관계자는 “땅주인들은 과거에 비해 저수지 인근 농경지 면적이 줄어든 만큼 농업기반시설로서의 기능이 약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면서 “하지만 망월지는 재해를 막는 역할과 함께 환경적인 면에서 보존 가치가 높기도 해 (지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망월지 지주 등 26명은 2009년에도 저수지 전체 면적의 용도를 폐지해 줄 것을 행정당국에 요구했다. 법원은 “망월지 인근에 2.4㏊ 규모의 농경지가 있는 데다, 저수지를 대체할 시설이 부족하다”는 수성구의 주장에 공감했다. 구청 측은 당시(2009년)와 현재의 농경지 면적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농어촌정비법 제24조에서 ‘기존 농업생산기반시설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대체 시설 등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있는 점도 유리하게 해석한다. 지주들은 조만간 수성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망월지에서는 매년 5월 중순 새끼 두꺼비 200만~300만마리가 태어나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곳으로,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10년 이곳을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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