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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독일 국채 금리 3개월째 ‘마이너스’…반등 가능성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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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몰리는 비정상적 상황, 당국에 기댄 도덕적 해이 현상

일본형 장기불황 전조 시각도

재무장관 “500억유로 더 지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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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란의 원인이 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소한 오는 9월 초까지는 마이너스 상태에서 계속 하락하며, 언제 반등할 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중앙은행이 비싼 값에 되사주기를 기대하며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에 투자하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독일 경제가 일본형 장기불황으로 가는 전조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19일 시장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마이너스 0.68%에서 거래를 마친 독일 10년물 금리는 이날 마이너스 0.72~마이너스 0.65%에서 움직였다. 지난 5월7일(-0.4%) 이후 105일째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이 이자를 물면서 독일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비정상적 상황이 3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국채 10년물은 미국 국채와 함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안전자산이다. 중국발 경기침체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있었던 2016년 3월과 10월, 미·중 무역갈등으로 세계교역이 급속히 위축된 올 3월과 4월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일시적이었다. 마이너스 금리에도 투자금이 몰리는 것은 다른 투자처가 없다는 인식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가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유로존 위기 속 강력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나홀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독일 경제도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기업심리지수(Ifo BCI)는 95.7을 기록, 56개월 내 최저치를 보였다. 세계경제 둔화에 폭스바겐·BMW 등 자동차 기업들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CB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선 것처럼 유럽 전역의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독일 국채에 더 큰 폭의 이자를 물고 사들이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독일 경제가 좋아지면 투자금이 몰리는 요인이 되고, 나빠져도 일종의 도덕적 해이로 독일 국채에 투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및 유럽 경제가 일본형 장기불황에 접어드는 전조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장기적으로는 독일 등 선진국 경제가 고령화와 기술혁신 등으로 투자처를 잃고 일본형 장기불황으로 재편돼 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위기가 닥치면 최대 500억유로를 추가 지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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