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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사설] 한·미훈련 종료… 北, 도발 접고 비핵화협상에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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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오늘 막을 내린다. 이번 훈련은 병력과 장비를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한 워게임 형식이었다. 이마저 북한이 반발하자 훈련 이름에서 동맹이란 표현까지 빼고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으로 명명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밥 먹듯이 도발을 일삼았다. 최근 20여일 동안 자행한 도발은 6건에 이른다.

한·미 훈련이 끝나면 북한은 더 이상 도발할 명분이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한·미 훈련이 끝나는 대로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북핵 폐기를 위한 협상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마침 훈련 종료 시점에 맞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한다. 북측과의 접촉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의 한·일 방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동맹국들과의 협의 목적이다. 미 국무부도 “(비건 대표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조율 강화를 위해 한·일 당국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힌 마당이다.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장유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엊그제 베이징에서 회동해 북·중 군사협력을 다짐했다. 장 부주석은 “양국 관계를 공고하고 지역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등 북·중 정상의 중요한 공감대를 정착시키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들의 만남이 북·중의 친분을 다지는 단순 회동이 아니라 미국의 비핵화 압박을 모면하기 위한 협력 차원이라는 사실이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제재가 본격화한 지난해 이후 4번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것도 그런 이유다. 북·중은 장 부주석처럼 ‘지역 평화’를 입에 올리려면 평화의 걸림돌인 핵부터 제거해야 한다. 핵을 손에 쥔 채 동북아 평화를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북한 경제는 갈수록 궁핍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재작년 -3.5%, 작년 -4.1%로 내리 역성장을 했다.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아사한 1997년 고난의 행군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북한의 살길은 비핵화뿐이다. 중국이 열어놓은 문은 북한의 번영을 보장하지 못한다. 북한은 도발 망상을 접고 하루빨리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 중국과의 군사적 유대나 통미봉남의 얄팍한 술수로 접근한다면 북한 정권의 출구는 영구히 닫히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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